[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모회사인 네이버와 계열사가 단일 테이블에서의 '통합 교섭'을 요구해 온 네이버 노조가 사측이 노조의 교섭 요구를 공고하지 않았다며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에 시정 신청을 제기했다.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노조 관계자 등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유림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f828bc8a4dfa9.jpg)
이날 네이버 노조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시정 신청을 제기하는 배경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지난 8월 20일 사측에 통합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이후에도 두 차례 공문을 보내 교섭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첫 공문을 보낸 후 40여 일이 지난 지금도 네이버(사측)는 교섭을 요구받았다는 사실조차 공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사용자성을 인정받고 네이버가 교섭의 주체로 나서도록 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노조는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을 근거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에 따르면 사용자(사측)는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으면 7일간 이를 공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노조는 이날 시정 신청 제기를 통해 네이버 본사의 사용자성을 노동위원회를 통해 인정받으려는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지분 소유 구조부터 매출·사업의 종속성, 인사이동과 근로조건 결정 과정까지 어느 것을 봐도 네이버는 계열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해 온 '진짜' 사용자로, 네이버가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네이버 노사는 법인별로 교섭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네이버와 계열사가 통합해 교섭(논의)하는 방식을 요구하며 노조의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노조는 설립 초기부터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교섭 방식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노조가 통합 교섭을 실행하려는 계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교섭에서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하는 방식으로 조직력을 결집하고 사측과의 협상에서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조가 요구하는 방식의 교섭이 협상 장기화 등 노사 간 교섭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본사부터 계열사까지, 법인마다 근무 조건이나 복지 등이 저마다 다른데 이를 한꺼번에 조정하려다 보면 의제와 요구 사항이 복잡해지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다.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시정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10일 이내 기한 동안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어 늦어도 이달 하순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지노위의 판단에 따른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오 지회장은 "우선 지노위에서 합리적인 판단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지노위에서 노조가 원하는 방향으로 판단이 나오지 않는다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 넘어가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네이버 측은 "네이버는 계열사 소속 조합원의 근로 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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