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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재산 지킨다더니…국민연금 공공신탁 계약률 고작 1.6%


829명 문의·242명 신청에도 실제 계약 단 4명…중도 포기·제외 108명
성년후견 절차 장기화에 전담인력 이탈까지…연말 계약 만료로 전문성 단절 우려
소병훈 의원 “복잡한 후견 절차 개선하고 공적 지원체계 강화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치매환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이 추진 중인 '치매안심 공공신탁 시범사업'의 실제 계약 체결률이 1%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성년후견 절차와 가족 간 재산 갈등으로 신청 포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담인력의 잦은 이탈과 고용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사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치매안심 공공신탁 시범사업 추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 기준 사업 관련 문의자는 829명으로 총 2,648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정식 신청자는 242명이었지만 최종 계약을 체결한 인원은 4명으로 신청자 대비 계약률은 1.6%에 그쳤다.

반면 신청 이후 중도에 포기하거나 대상에서 제외된 인원은 108명으로, 실제 계약 체결 인원의 27배에 달했다.

주요 포기 사유로는 본인의 재산 이전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과 가족 간 재산 갈등에 따른 보호자의 반대 등이 꼽혔다.

성년후견 절차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도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현재 신청자 가운데 49명이 법원에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후견인 선임과 심리 절차에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되면서 신속한 재산 관리가 필요한 치매환자에게 적기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탁을 통해 관리되는 자산 규모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공단이 위탁받아 관리 중인 자산 총액은 1억832만 원이며, 이 가운데 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집행된 금액은 588만 원으로 집계됐다. 위탁 잔액은 1억243만 원 수준이다.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의 잦은 이탈과 고용 불안정 문제도 드러났다.

공단이 채용한 전담인력 29명 가운데 6명이 임용을 포기했으며 사업 시작 이후 사회복지사 4명과 연구원 1명 등 전문인력 5명이 이직을 이유로 중도 퇴사했다.

전담 사회복지사 1인당 평균 98건의 심층 상담과 9건의 신청 업무를 처리하는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와 치매안심센터 등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상자 발굴 및 홍보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지만 별도의 직무 만족도 조사나 고충 처리 절차는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초기에는 법률 검토를 담당할 전담 변호사 공백이 발생했으며, 현재도 사업 효과성을 분석할 전문 연구원 1명이 결원인 상태다.

특히 전담인력 대다수의 근로계약이 올해 12월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사업의 연속성과 전문성 유지에도 우려가 제기된다.

공단은 근무평가 등을 거쳐 재계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 계약 중심의 인력 운영 방식이 지속될 경우 숙련인력 이탈과 업무 공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치매안심 공공신탁은 치매환자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의료비와 생활비 등 필요한 비용을 적절하게 지급해 경제적 착취와 재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실제 계약률이 저조한 데다 후견 절차 지연과 전문인력 부족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사업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성년후견심판 청구 과정에 대한 법률 지원을 확대하고, 환자와 가족이 신탁제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담과 안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전문인력의 안정적인 고용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해 상담부터 계약 체결, 자산 관리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소 의원은 “치매 환자의 재산 범죄 피해를 막고 생존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까다로운 후견 절차와 가족 설득 한계로 인해 현장에서는 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잡한 후견심판 청구 절차를 신속히 지원할 공적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재산 신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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