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가 사이버안보를 담당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직원들이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근무시간에 반복적으로 게임 서버에 접속하다 적발됐다. 직원 5명 모두 견책 처분을 받았다.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직원도 과거 표창 수상 이력을 이유로 징계가 감경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하루에 최대 8시간 53분 동안 게임 서버에 접속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정아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보연 사이버안보훈련센터 소속 직원 5명은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근무시간 중 ‘스타크래프트’ 게임 서버인 배틀넷에 반복적으로 접속했다. 직원별 누적 접속 시간은 최대 90시간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관리자가 휴가나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업무용 PC 등을 이용해 게임 서버에 접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버안보훈련센터는 본원과 떨어진 별도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외부 교육용 회선을 사용해 게임 서버 접속이 차단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한 PC방에서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DB]](https://image.inews24.com/v1/b0180bd4507420.jpg)
한 직원의 하루 접속 시간은 최대 8시간 53분에 달했다. 다른 직원도 하루 최대 7시간 21분 동안 접속했다. 정상적 하루 근무시간 대부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일부 직원은 같은 해 12월 실험인터넷 회선이 차단된 이후에도 내부 로컬망을 이용해 접속한 흔적이 확인됐다.
이들의 행위는 같은 센터 직원이 ETRI 신문고에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해당 직원들은 큰 행사가 끝난 뒤 회포를 풀자는 의견이 나와 게임에 접속했다고 진술했다. 서버에 접속한 시간 내내 실제 게임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보연은 징계위원회를 거쳐 직원 5명 모두에게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게임 서버 접속 시간이 가장 길고, 육아휴직 부정 사용 등 다른 문제도 함께 적발된 직원에 대해서는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표창 수상 이력을 반영해 견책으로 징계를 낮췄다.
국보연은 게임 서버 접속 시간만큼 개인 연차 유급휴가를 차감했으며 연차가 부족한 직원은 급여에서 차감했다고 설명했다.
내부 신고자 보호 문제도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고인은 사건 이후 게임에 참여한 직원의 관리자가 자신에게 언성을 높이는 등의 일이 이어졌다며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보연은 고충처리위원회 논의 결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보연은 관리 미흡을 인정하고, 교육용 회선을 중앙관리 방식으로 통합해 사용 기록을 모니터링하고 게임 등 비업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직원 대상 보안교육과 센터 내 관련 교육을 2회 실시했으며, 외부 교육용 네트워크 운영 결과를 정기적으로 점검·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황정아 의원은 “국가의 사이버안보를 지켜야 할 직원들이 관리자 부재를 틈타 게임 서버에 반복 접속한 것은 심각한 기강 해이”라며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도 과거 표창을 이유로 견책으로 낮춘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솜방망이 징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복무 관리와 엄정한 책임 추궁은 물론 내부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체계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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