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올해 들어 뇌물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기업에 특허 관련 권리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부터 용역 수주 대가로 상품권을 받았다는 의혹,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관련해 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감사원 적발 사례까지 확인됐다.
문제는 비위 의혹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징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해임이 결정된 사건도 당사자의 이의신청으로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과 사업을 둘러싼 비위 의혹이 반복되는 만큼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는 동시에 징계 절차가 장기간 지연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8a02df9dea994.jpg)
김선민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국혁신당)이 확보한 관련 자료를 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최근 확인된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은 총 4건이다. 2025년 12월 겸직·창업 대표자의 특허 미신고 여부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업과 전용실시권 관련 계약을 무상으로 체결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용역을 수주하도록 돕는 대가로 하와이 여행상품권을 받았는데 당사자는 현재 직위해제 상태다. 이 사건 역시 수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인사위원회를 통한 징계 절차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2022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해외 스마트시티 건설기술 협력센터 구축사업’을 총괄하던 한 직원은 사업 수주에 도움을 주겠다며 업체 관계자에게 총 5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입찰 관련 미공개 내부자료를 19차례 제공한 결과 해당 업체는 사업을 수주했다. 이 직원은 처음엔 수주 대가로 업체 측에 3000만원을 요구했다가 자신의 대출금 상환을 목적으로 2000만원을 추가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베트남 현지 지인 계좌를 통해 총 50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 업무와 이해관계가 있는 관계자들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왔다는 정황 등이 제기된 사건도 있었다. 당사자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직위해제 상태이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인사위원회 징계 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의 혐의를 확정된 사실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수사와 징계가 장기간 지연되면 조직 내부의 기강 확립과 재발 방지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건설기술 연구개발과 국가 건설기술 정책 지원 등을 수행하는 공공 연구기관”이라며 “연구성과의 관리와 기술이전, 용역 발주와 계약, 해외 협력사업 등 기관의 주요 업무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연구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이번 비위 의혹 4건에 대한 조사와 징계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허·용역·해외사업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며 “개별 사건의 책임 규명에 그치지 않고 유사한 비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건설연 측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