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3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편 구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대범죄수사청에 수사권을 집중시키면 고위공직자 수사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무유기 혐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d3f90a6fa2a43.jpg)
오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판사·검사·경찰 등 사법·수사기관 종사자의 비위 수사에 집중하도록 하는 공수처법 개편 구상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중수청이 출범했지만 중수청과 공수처의 수사권은 병존적"이라며 "공수처가 독점적으로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권을 중수청으로만 가져가는 것은 오히려 수사의 독립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권을 공수처에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인지 재차 묻자 오 처장은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공수처의 수사역량이나 인력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누가 독립적으로 권력기관을 견제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공수처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 출범으로 공수처와 중수청의 수사 기능이 일부 중복되면서 제기됐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 기능 개편 토론회에서 대통령·국회의원 등 일반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는 중수청 등에 맡기고, 공수처는 판사·검사·경찰 등 사법·수사기관 종사자의 비위 수사에 집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수청과 공수처가 유사한 범죄를 중복 수사하는 대신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의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등을 감시하도록 역할을 조정하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도 해당 개편안이 민주당의 공식 당론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민주당 안은 아니다"라며 "제가 개인적으로 의견을 내서 토론회도 했고 법안도 발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수청이 부패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도록 하고 대신 공수처가 중수청이 무리하게 수사하는 행위, 또는 정권의 압력을 받아 수사하지 않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견제·감시하는 기관이 되면 어떻겠느냐"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가 독립적으로 제한된 인력과 예산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까지 폭넓게 수사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수청과 공수처를 모두 확대하기보다 두 기관의 역할을 분담하고, 공수처는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오 처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는 독립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수청이 출범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지켜보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는 기관이 제대로 감시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공수처의 직접 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의원이 자신의 구상은 "두 기관이 함께 보유한 수사권 가운데 공수처의 해당 권한을 폐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오 처장은 "그렇게 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거듭 반대의사를 밝혔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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