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4e5c5c2de67f5.jpg)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가 지난해 10월 15일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를 시행한 지 1년 만에 서울 주택시장의 자금조달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대출 대신 주식·채권과 같은 보유자산을 활용한 매입이 늘었지만 노원·도봉 등 외곽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아졌다. 같은 대출 규제 아래에서도 자산 여력에 따라 주택 매수 기회가 달라지는 구조가 심화하면서 추가 규제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강남구 주택 매입자금 중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9.3%로 지난해 집계치인 20.9%보다 11.6%포인트(p) 낮아졌다. 반면 노원구는 같은 기간 30.0%에서 38.2%로 8.2%p 상승했다. 서울 안에서도 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에 의존하는 정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서초구의 대출 비중은 18.0%에서 9.5%, 송파구는 21.1%에서 13.8%로 각각 하락했다. 용산구 역시 17.5%에서 10.9%로 낮아지면서 강남3구와 용산구를 합친 대출 비중은 19.8%에서 11.1%로 축소됐다. 그러나 도봉구는 28.0%에서 31.9%로 상승했고 강북구도 31.5%에서 31.4%로 30%대 수준을 유지했다.
대출 줄어든 강남권, 금융자산·예금 비중 커져
강남권에서는 대출 비중 하락과 함께 보유 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 비중이 커졌다. 강남구의 주택 매입자금 중 금융자산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14.8%로 9.3%p 상승했다. 서초구는 5.3%에서 15.6%로 증가했고 송파구와 용산구도 각각 4.1%에서 10.8%, 7.0%에서 15.5%로 확대됐다.
이들 지역은 예금과 가족에게 이전받은 자금의 비중도 확대됐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합친 금융기관 예금액 비중은 16.5%에서 19.8%, 증여·상속 자금은 4.7%에서 7.0%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지역의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19.8%에서 11.1%로 낮아진 것과 대비된다.
금융자산을 활용한 주택 매입은 실제 신고금액에서도 확인된다. 국토부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 강남3구에서 주식·채권을 처분해 주택 매입에 사용한 자금은 2조251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인 1조5974억원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8343억원, 송파구 7153억원, 서초구 7016억원 순이었다.
이러한 자금조달 방식의 차이는 지역별 주택가격과 대출 규제 구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유지하되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축소했다.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대출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면서 고가 주택 매입에는 그만큼 많은 자기자금이 필요해졌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45061e5989d0b.jpg)
외곽은 매입자금 30% 이상 대출…추가 규제 영향 주목
노원·도봉은 강남권보다 주택가격이 낮지만 매입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다. 서울시의 실거래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의 99.8%가 15억원 이하였고 도봉구는 모든 거래가 해당 가격대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 한도가 적용되는 주택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매입 과정에서도 차입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지역이다.
15억원 이하 주택의 대출 한도까지 추가로 낮아질 경우 외곽 지역의 매수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로운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을 빌려야 하는 구매자는 부족한 자금을 현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활용해 대출을 대체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더 저렴한 주택으로 눈을 돌리거나 매수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
향후 대출 규제의 영향은 지역별 차입 비중뿐 아니라 실제 대출금액과 자기자금 확보 여력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노원·도봉 등 외곽 지역에서는 대출 한도가 조정될 때 부족한 자금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는지가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서민들은 외곽으로 밀리고 자산 여력이 있는 층은 보유 자산으로 상급지에 진입한다"며 자금 여력에 따른 주택시장 진입 격차를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도 “대출 한도가 줄어도 주거 수요는 사라지지 않아 금융 여력이 있는 구매자 중심으로 거래가 재편될 뿐”이라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