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국가가 최대주주인데 92억 원 특수관계 거래 몰랐다…캠코 물납주식 관리 '도마'


한국남방개발, 경영진 가족회사에 용역비 92억 원 지급·363억 원 대여…캠코 위험거래 사전 점검 미흡
김현정 의원 “국가 재산 관리 부실 심각…위험거래 점검·보고 기준 마련하고 주주권 행사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국가가 상속세 대신 받은 주식으로 최대주주가 된 기업에서 수십억 원 규모의 특수관계인 거래와 수백억 원의 자금 대여가 이뤄졌지만 위탁 관리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관련 자료를 받고도 주요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캠코가 5년간 해당 기업을 관리하면서 특수관계인 거래와 대규모 대여금의 손실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국유재산 관리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경기도 평택시 병)은 지난 15일 열린 한국자산관리공사 국정감사에서 한국남방개발의 물납주식 관리 실태를 지적하며 재정경제부와 캠코에 관리·감독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 [사진=김현정 의원실]

물납은 상속세 등을 현금으로 납부하기 어려운 경우 주식 등 다른 재산으로 대신 납부하는 제도다. 국가가 취득한 물납증권은 재정경제부가 총괄하고 캠코가 위탁 관리한다.

한국남방개발은 2019년 4월 창업자의 손자인 최 모 씨가 회사 지분 61.79%를 상속세 대신 물납하면서 국가가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물납주식의 가치는 약 569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국가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회사 경영은 최 씨의 어머니인 박 모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이 계속 맡았다.

김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남방개발은 2016년 인도네시아 법인 PAC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부터 2024년 5월까지 약 92억 원의 용역비를 지급했다.

문제는 PAC가 2023년 3월까지 최 씨가 지분 95% 이상을 보유한 회사였다는 점이다.

한국남방개발은 국가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인 2022년 11월에도 PAC와 계약을 연장했다. 당시 PAC는 최 씨가 지배하는 특수관계인 회사였지만, 계약 과정에서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법 제398조에 따르면 이사 등 법에서 정한 이해관계자와 회사 간 거래는 이사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항소심 법원은 해당 계약의 이사회 승인 누락을 이사의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캠코는 계약 체결과 용역비 지급 사실을 보고받고도 PAC가 기존 경영진 일가와 관련된 회사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캠코가 PAC의 특수관계인 여부를 확인한 시점은 2025년 5월 이사 해임소송 과정에서였다.

김 의원은 "국가가 최대주주인 회사가 92억 원을 준 계약 상대방이 경영진 가족 회사였는데, 관리기관이 이를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대규모 자금 대여 과정에서도 관리 부실 문제가 드러났다.

한국남방개발은 2020년 10월부터 2024년 1월까지 7개 회사에 약 363억 원을 대여했다. 이 가운데 약 79억 원은 2023년 말 대손상각 처리됐다.

캠코는 대여금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았지만, 관련 손실 위험을 처음 파악한 시점은 2024년 3월이었다.

항소심 법원은 캠코가 관련 자료를 제공받고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국가가 해당 자금 대여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김 의원은 캠코가 대규모 자금 대여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알고도 덮어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가는 한국남방개발 사내이사 유 모 씨를 상대로 PAC 계약 과정에서의 이사회 승인 누락과 주주총회 결의 없는 보수 수령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사 해임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9월 30일 항소심에서도 국가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소송 제기 이전에 임기가 만료돼 소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의원은 "항소심에서 이겼다지만, 이런 걸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는 것"이라며 "소송은 사후 책임 추궁일 뿐, 이미 국가 재산은 손실됐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세물납증권 관리·처분 기준'에 따르면 캠코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따라 물납회사의 경영 현황과 재무상태를 점검하고 국가의 주주권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캠코는 한국남방개발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거래와 대규모 자금 대여에 따른 위험을 적시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리·감독을 위한 구체적인 보고 기준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캠코는 물납주식 관리 현황을 재정경제부에 보고하고 있지만 어떤 거래와 위험 요인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위험거래를 점검·보고할 의무가 없으니 자료를 받고도 들여다보지 않은 것"이라며 관리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캠코와 재정경제부가 공동으로 물납회사 관리에 필요한 점검·보고 매뉴얼을 마련하고, 특수관계인 거래와 대규모 자금 대여 등 위험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위험거래가 확인되면 즉시 국가의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물납주식은 국민이 낸 세금 대신 국가가 받은 재산"이라며 "자료를 받는 것만으로 관리가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험 신호를 걸러내고 즉시 주주권을 행사하는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국가가 최대주주인데 92억 원 특수관계 거래 몰랐다…캠코 물납주식 관리 '도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