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한화솔루션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로 촉발된 전력망 인프라 슈퍼사이클에 발맞춰 초고압·초고부가가치 전선 소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고도의 절연 기술과 장기 신뢰성이 요구되는 500kV급 초고압 케이블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소재를 앞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박지환 한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W&C) 부문 프로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2026 솔루션 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880738daaea3a5.jpg)
박지환 한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W&C) 부문 프로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2026 솔루션 아카데미'에서 "데이터센터에서 방대한 연산을 수행하고 쿨링시키는 모든 과정에 필요한 것은 전기"라며 "AI 산업이 실제로 성장하기 위해선 충분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전기를 필요한 수요처에 실제로 보내기 위한 중요한 핵심은 전력 케이블"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 수요가 늘어나면 케이블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전이나 절연체 등 소재에 대한 수요가 함께 늘어난다"며 "이를 한화솔루션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4년 12월 와이어앤케이블(W&C) 사업부를 독립 출범시킨 이후 전력케이블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박지환 한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W&C) 부문 프로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2026 솔루션 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727ca4ee304567.jpg)
전력 케이블 시장은 현재 AI 데이터센터와 신규 재생에너지 송전망 확충이 맞물리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1~3년, 태양광 설치에는 3~5년이 걸리는 반면 송전망 인허가 및 건설에는 5~15년이 소요돼 선제적인 망 투자와 교체 수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글로벌 중·초고압 케이블 수요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1.9% 증가해 1.8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회사는 초고압 케이블(연평균 성장률 13.1%), 해저 케이블(16.3%), HVDC 케이블(15.1%) 등 고성장 3대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간 교류(AC) 전력 시장에 주력해 온 한화솔루션은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직류(DC)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박 프로는 "기존에 AC 시장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DC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협업하고 고객사와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바다 아래 설치돼 연속 생산과 장기 가공성이 필수적인 해저케이블용 소재를 개발해 공급 중이며, HVDC 분야에서는 기존 시장의 70도 수준을 넘어 90도까지 견디는 차세대 XLPE·반도전 패키지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박 프로는 한화솔루션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 "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소재들은 모두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재의 역할에 대해 "가교 XLPE는 전류가 도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높은 전압을 견디는 역할을 하고, 절연층 안팎의 반도전은 특정 부위로 전기가 튀는 성질을 완화해 전류가 고르게 흐르도록 전기적 부담을 덜어준다"며 "마지막 외장 자켓은 생산부터 설치까지 외부 손상으로부터 케이블 내부를 보호하는 피복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전선 소재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도 짚었다. 박 프로는 "케이블은 한번 설치하면 25~35년, 많게는 40년 동안 그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수적이고 소재를 바꾸는 것을 꺼려하는 시장"이라며 "시제품 테스트 후 3~6개월의 인증, 12~18개월이 걸리는 장기 신뢰성 검증(PQ) 테스트, 유틸리티사 인증까지 거치다 보면 소재 개발 이후 실제 케이블 상업화까지 최소 1~2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까다로운 요구조건에 맞추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청정 제조 환경을 구축했다. 박 프로는 "원재료 공급부터 전송, 생산, 패키징까지 외관이 막혀 있는 파이프라인을 통하는 클로즈드 시스템(Closed System)을 구축해 이물질 유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소재를 각기 다른 곳에서 받으면 결함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고압 케이블로 갈수록 모든 소재를 일괄 공급받는 패키지 방식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재활용 기술을 통한 미래 먹거리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34% 줄인 재활용 플라스틱(rPE) 자켓을 상용화한 데 이어, 열에 강해 기존에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가교 XLPE를 재활용하는 '탈가교' 기술을 연구 중이다. 현재 탈가교 레진을 30% 적용한 프로토타입 검증을 마쳤으며, 내년 완성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한화솔루션은 최근 유럽 현지 판매 법인도 설립했다.
박 프로는 "엔드유저(최종 전력청 등)에게 승인을 받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선 제조사가 몰려 있는 유럽 시장에 효과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글로벌 거점 확대와 함께 진입장벽이 높은 초고압·HVDC 소재, 친환경 기술을 앞세워 석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를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재편해 나갈 계획이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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