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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이 구우니 2시간 대기"⋯팬덤 몰고 다니는 '붕어빵 장사'


훈남 판매자 보려 2시간 대기⋯SNS 팬덤 형성에 문전성시
노점서 얻은 인기로 백화점 진출⋯붕어빵 장사 영상도 화제
팬덤 몰려도 수익성은 별개⋯과로·민원에 영업 지속성 우려
유명세 의존 단기 흥행 한계⋯재구매 이끌 제품 경쟁력 관건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붕어빵 판매자의 외모와 개성이 새로운 집객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우를 닮은 판매자를 보기 위해 두 시간씩 줄을 서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얻은 인기를 발판 삼아 백화점까지 진출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붕어빵을 사는 것보다 판매자를 만나는 경험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형성된 팬덤은 짧은 시간에 가게를 문전성시로 만드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인파와 장시간 노동으로 영업을 중단하거나 온라인 인기에도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치는 등 그늘도 드러나고 있다. 화제성을 지속적인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20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서 붕어빵을 판매하는 한 청년이 '붕은우'라는 별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우 차은우를 닮은 외모가 알려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에 붕어빵을 굽는 사진과 영상이 확산하면서 가게 앞에는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평일에도 판매자를 직접 보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이 1~2시간씩 기다릴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유명세는 부담으로 돌아왔다. 판매자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당분간 장사를 중단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다른 일과 붕어빵 판매를 병행하면서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등 체력적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관할 구청 직원이 현장을 방문한 사실도 전했지만 민원 접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붕어빵 가게 사장 A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붕어빵 사장 A씨. [사진=유튜브 갈무리 ]

비슷한 열풍은 지난해 서울 신림동에서도 불었다. 모델 김종오씨는 배우 정해인을 닮은 외모로 '붕해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붕어빵을 굽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조회수 1300만회 이상을 기록했고, 판매 장소가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유명세가 장사를 이어가는 데에는 걸림돌이 됐다. 노점 영업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서 2024년 12월 초 판매를 중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자체 붕어빵 브랜드 '붕어몽'을 만들어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지난해 1월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매장을 운영한 데 이어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무역센터점으로도 판매행사를 확대했다. 노점에서 쌓은 인지도를 브랜드 경쟁력으로 전환한 사례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붕어빵 장사로 유명세를 탄 김 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방송에 출연한 김 씨. [사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김 씨의 현대백화점 입점 스토어 '붕어몽'. [사진=인스타그램 ]

훈훈한 외모에 장사 도전기까지 더해져 주목받은 사례도 있다. 유튜버 김말썽은 2024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경북 경주에서 형과 함께 붕어빵 가게를 운영하며 그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신메뉴를 개발하고 다른 붕어빵 가게를 찾아 기술을 배우는가 하면 손님들의 평가를 반영해 제품을 개선했다. 장시간 노동과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도 콘텐츠에 담았다. 장사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단순한 음식 판매를 넘어 도전과 성장의 이야기로 소비된 것이다.

반면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말썽에 따르면 붕어빵 성수기인 12월 한 달 순이익은 83만4130원으로 하루 평균 약 2만7800원에 그쳤다. 콘텐츠로 관심을 끄는 일과 실제 장사에서 돈을 버는 일은 다르다는 현실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유튜버 김말썽. [사진=유튜브 @김말썽]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신메뉴를 개발 중인 유튜버 김말썽. [사진=유튜브 @김말썽]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한달 순이익을 공개한 장면. [사진=유튜브 @김말썽]

이들 사례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먹거리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붕어빵은 팥과 슈크림 등 익숙한 메뉴를 저렴하게 즐기는 간식이다. 제품만으로 차별화하기 쉽지 않지만 판매자의 외모와 개성이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좋아하는 인물을 만나거나 화제가 된 장소를 방문하는 경험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되는 것이다.

SNS의 확산력은 이러한 소비를 더욱 빠르게 끌어낸다. 판매자가 붕어빵을 굽는 짧은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이를 본 소비자들이 현장을 찾아 다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식이다. 대기줄까지 새로운 콘텐츠가 되면서 방문 수요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판매자의 인지도가 점포 입지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반적인 길거리 간식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손님을 확보한다. 반면 팬덤이 형성된 가게는 소비자가 판매자를 만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다. 별도의 광고비 없이도 짧은 기간에 넓은 상권의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장사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만드는 방식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제품뿐 아니라 판매자의 도전과 성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 가게와의 관계도 깊어진다. 단순한 구매자가 영상 시청자이자 응원하는 팬으로 바뀌는 것이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A씨의 붕어빵을 사기 위해 줄 선 인파. [사진=인스타그램]

문제는 팬덤의 결집력이 반드시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붕어빵은 조리기구와 인력에 따라 시간당 생산량이 제한된다.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도 판매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다. 대기줄이 길어질수록 고객 응대와 노동 부담만 커질 가능성도 있다.

SNS 유명세를 기대하고 충분한 준비 없이 장사에 뛰어드는 것도 위험하다.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인식과 달리 재료비와 설비비, 재고 관리에 장시간 노동까지 감당해야 한다.

붕어빵 판매가 인플루언서로 이름을 알리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로 소비될 가능성도 있다. 조회수와 팔로워 확보에 치중할 경우 정작 제품의 맛과 품질, 위생관리 등 식품사업의 기본적인 경쟁력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어서다. 판매자의 외모와 개성으로 손님을 모으더라도 재구매를 이끌 제품 경쟁력이 없다면 인기는 오래가기 어렵다.

과도한 집객에 따른 주변 불편도 무시할 수 없다. 좁은 골목이나 보도에 대기줄이 늘어서면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고 인근 점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방문객들의 사진·영상 촬영과 소음이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붕어빵을 기다리는 줄. [사진=인스타그램]

SNS에서 인기를 얻을수록 영업장소와 운영방식이 널리 알려지는 것도 양면성을 갖는다. 손님을 끌어모으는 홍보효과와 함께 민원이나 행정기관 점검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영업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유명세가 오히려 장사를 지속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팬덤이 특정 판매자에게 집중된다는 점도 사업 확장의 한계로 꼽힌다. 소비자가 붕어빵보다 사람을 보기 위해 방문한다면 다른 직원이 판매하거나 매장을 늘렸을 때 같은 인기를 유지하기 어렵다. 판매자의 유명세가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옮겨가지 못하면 온라인 관심이 식는 순간 매출도 흔들릴 수 있다.

팬덤화한 붕어빵 장사는 식음료업계에 새로운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판매자 한 사람의 매력만으로도 단기간에 손님을 모을 수 있지만 인기를 유지하려면 제품 경쟁력과 생산능력, 안정적인 영업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두 시간씩 줄을 서게 만드는 힘과 다시 붕어빵을 사러 오게 만드는 힘은 다르다. 순식간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팬덤이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붕은우'로 알려진 A씨가 손님에게 하트 손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열 맞춰 진열돼 있는 붕어빵. [사진=연합뉴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SNS 시대에는 사람들이 재미있는 경험을 찾아다닌다"며 "잘생긴 붕어빵 판매자가 화제가 되면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려는 심리가 방문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익성보다 화제성만을 노리고 쉽게 장사에 뛰어들면 쓴맛을 볼 수 있다"며 "외모로 단기간에 손님을 모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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