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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배상 남원 모노레일, 이번엔 '활용이냐, 철거냐'


시설 활용 검토 속 시민단체 "직영 땐 연 20억 적자, 전면 철거해야"

[아이뉴스24 최영 기자] 500억 원이 넘는 재정 부담을 남긴 남원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을 놓고 논쟁의 초점이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서 ‘시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남원시가 모노레일과 짚타워 등 관련 시설의 소유권 확보와 향후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는 재활용이나 재운영 대신 시설을 전면 철거하고 덕음산 일대를 생태공간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원시민단체연석회의가 지난 19일 남원 모노레일 시설의 재활용 대신 전면 철거와 생태 복원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남원시민단체연석회의]

남원시민단체연석회의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모노레일 시설을 무리하게 재활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시설물을 전면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석회의가 가장 먼저 제기한 문제는 향후 운영비 부담이다.

단체는 남원시 자체 분석을 근거로 시가 모노레일을 직영할 경우 연간 약 2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탑승객 감소와 시설 유지보수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재운영이 다시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원시 직영 시 연간 20억 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은 최근 시설 처리 논의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다른 지역의 실패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건설비 853억 원 등 금융비용을 포함해 약 1천억 원이 투입됐지만 안전 문제로 정식 개통하지 못한 채 2016년 차량과 선로가 폐기됐다. 이후 183억 원을 추가 투입한 월미바다열차가 2019년 개통했으나 한동안 연간 50억~6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도 117억 원을 들여 2019년 개장했으나 2021년 탈선 사고로 탑승객 8명이 다친 뒤 운행이 중단됐다. 하부 구조물 재시공에 최대 100억 원 안팎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올해까지도 사고 책임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면서 재개장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연석회의는 남원 모노레일 자체의 관광 경쟁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노선이 3.4㎞로 짧고 주변 경관도 관광객의 재방문을 이끌 정도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며, 시설을 보수한다고 해서 안정적인 관광수요가 만들어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모노레일 설치 과정에서 덕음산 산림이 훼손됐고, 철골 구조물이 춘향테마파크와 주변 자연경관을 해치고 있다며 추가 시설투자보다는 철거 후 생태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시설 처리 방향은 아직 결정된 상태가 아니다.

남원시는 지난달 시민과 전문가 등 10명이 참여하는 ‘모노레일 사태의 책임규명과 정상화 추진 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사업 추진 과정과 책임 소재뿐 아니라 관련 시설물의 소유권 확보, 향후 관리와 활용 방안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모노레일 적정성 진단 및 활성화 방안 수립 용역’을 통해 정확한 유지비와 운영 실효성, 향후 활용 가능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게 남원시의 현재 방침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모노레일 재운영이나 리모델링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재정 문제 역시 아직 정리되는 과정이다.

남원시는 대법원 패소에 따라 지난 2월 금융기관 대주단에 약 504억 원을 변제한 뒤 남원테마파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지난 8일 시행사가 남원시에 약 403억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1심 판결을 내렸다. 시는 시행사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과 경매 과정에서 채권을 활용해 관련 시설의 소유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남원 모노레일 문제는 500억 원대 손실의 책임을 가리는 단계와 동시에, 남아 있는 시설을 다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지 철거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남원시민단체연석회의는 “철거 비용이 수십억 원에 이르더라도 방치나 재활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지속적인 운영 적자를 고려하면 철거가 장기적으로 더 합리적”이라며 “시설물을 철거하고 해당 부지를 자연 친화적인 생태공간으로 복원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시민위원회와 적정성 진단 용역에서 재운영 비용과 수요, 철거비, 생태복원 비용 등을 어떤 방식으로 비교하느냐가 시설 처리 방향을 결정할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최영 기자(press14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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