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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반대'에 멈춘 명신산업 美 자회사 IPO⋯'닮은꼴' 솔리다임 향방은


'중복상장 금지' 가이드라인, 해외 상장 첫 적용 사례
非물적분할 자회사·다층 지배구조⋯'솔리다임' 판박이
향후 IPO 추진 영향 전망⋯'악영향 우려 과도' 시각도

솔리다임 본사 전경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솔리다임 본사 전경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명신산업이 미국 자회사의 나스닥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했다.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모회사 주주 반대에 부딪혀 상장 계획을 접은 최초 사례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 등 다른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둘러싼 논의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신산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자회사 심원아메리카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14~16일 진행한 주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장 추진에 대한 주주들의 부정적인 의견을 확인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결정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해외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도 모회사 주주의 의견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이드라인은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영향 평가, 주주 보호방안 마련, 주주 동의 또는 소통 여부 확인 등 5대 의무를 부여한다.

솔리다임 본사 전경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명신산업 CI [사진=명신산업]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 '닮은 꼴' IPO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유사한 구조로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휩싸인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 향방이 주목된다. 상장사 아래 여러 계열사를 거쳐 해외 자회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명신산업과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MS그룹 지배구조는 '엠에스오토텍(코스닥 상장)→명신산업(코스피)→심원테크→심원아메리카'가 기본 골격이다. SK그룹 구조는 'SK(코스피)→SK스퀘어(코스피)→SK하이닉스(코스피)→AI 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진다.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상단에 비상장사와 국내 상장 기업이 겹겹이 쌓이면서 지주사 할인 우려가 더욱 확대된 측면이 있다.

인수 자회사인 만큼 모회사 주주 동의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가이드라인은 물적분할로 설립된 회사 대상으로 해외 상장을 직접 규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심원아메리카는 주주총회를 통한 주주동의 표결이 의무적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대신 주주 반발을 고려해 설문을 진행했다. 솔리다임 역시 SK하이닉스가 인수한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가 전신이다.

솔리다임 본사 전경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MS그룹과 SK그룹 지배구조.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이미지 [사진=챗GPT 제작]

명신산업의 결정은 주주총회 표결 의무와 별개로 주주 반대가 상장 추진의 실질적인 제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상장을 공식화할 경우 자금 조달이 필요한 이유뿐 아니라 조달한 자금이 모회사 주주에게 어떤 이익으로 돌아오는지도 설명해야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상장을 공식화할 경우 이후 주주 설득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명신산업과 엠에스오토텍은 솔리다임과 달리 미리 모회사 각각 주주 보상안을 공개했는데도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SK하이닉스는 논란이 촉발된 현재까지도 솔리다임 상장 추진 여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주주 보호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모회사 주가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종가 기준 이번 달 29.40% 빠지면서 130만원 아래로 밀렸다. 중간 지주사 SK스퀘어와 지주사 SK도 각각 32.55%, 17.88%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 등 악재를 고려해도 주주들 사이에서는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주가 부담 요인이라는 인식이 퍼진 상태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명신산업은 해외 중복상장이라도 거래소 가이드라인 원칙을 최소한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 확인된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상장 환경이 유사한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추진 과정에도 당장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솔리다임 상장이 모회사 기업가치에 무조건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상장을 통해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자회사와 모회사 기업가치가 동반 상승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솔리다임 상장은 SK하이닉스 안의 낸드 사업이 어떻게 평가받는지를 정하는 변수"라며 "상장 전 출자 단가 적정성, 공모 자금의 이동 방향, 투자 수익 및 환원 계획이 구체적인 지가 그 평가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상장 기대를 미리 더하기보다 금융위원회의 (국내 증권 신고서 제출 여부 관련) 유권 해석과 이사회의 주주보호 방안 등을 12월 3일 재공시에서 확인할 때"라고 덧붙였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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