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고의숙 교육감이 취임 후 첫 조직개편안이 도의회에서 부결된 데 대해 교육 행정에 대한 독립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3일 제4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부결했다.
본회의에 참석한 재석 의원 41명 가운데 찬성 의견은 4명, 반대 28명, 기권 9명이었다.
이틀 전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고 교육감이 제출한 조직개편 관련 조례안 2건을 각각 원안 가결했다. 상임위 의견이 본회의에서 좌절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조직개편안의 핵심은 본청 조직을 3국에서 2국으로 축소 조정했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담당관과 소통협력관을 신설하고, 기존 안전국과 행정국을 행정안전국으로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민주시민문화교육과를 4·3교육과로 개편하고 한시 조직인 학교지원정책추진단을 설치하는 등 교육행정 체계를 재정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조직개편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도의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의 인사권 문제가 본회의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 도의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은 도교육청 소속 4급 공무원이 맡고 있다. 도의회는 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정원을 도지사 소속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교육청은 교육행정의 전문성과 교육자치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현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하성용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은 교육전문위원실의 독립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견제와 감시해야 하는 의회 지원조직의 인사권을 교육청이 행사하는 구조가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틀전 원안 가결했던 교육위원회 역시 본회의에서는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교육위 소속 의원 7명 가운데 조직개편안에 찬성한 의원은 김혜지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한 명뿐이었다. 강동우 교육위원장 마저 반대표를 던졌고 나머지 5명은 기권했다.
하지만 전문위원실의 인사권 문제를 볼모로 제주교육의 혁신을 무산시킨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의숙 교육감은 조례안 부결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고 교육감은 교육위원회 전문위원 정원 이관을 전제로 협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위원회 운영 실태에 대한 연구와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의 소속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의원 제도가 일몰된 상황에서 오히려 교육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의회의 독립성 확보가 교육행정 전문인력의 소속 변경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도 성명을 내고 "학교를 지원할 최소한의 기준마저 멈춰 세운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제주지부는 "민의의 전당임을 자처하는 도의회가 민의를 걷어차는 행태를 보여준 폭거이며 도의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면서 "내년 1월 시행을 위해서는 연내 의결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제주도의회는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의 소속과 인사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계가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의 장을 마련하라"며 "이 문제로 인해 학교 지원을 위한 조직개편이 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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