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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B] 취임 4주년엔 로봇·창립 57주년엔 반도체…이재용이 기념일에 찾은 곳


취임 4주년엔 로봇·창립 57주년엔 패키징 점검
'지금 잘하는 사업'이 아니라 '다음 삼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회장 취임 4주년에는 로봇, 삼성전자 창립 57주년에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이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우면동 R&D센터에서 로봇 연구 현황을 살폈고, 지난 1일에는 일본 요코하마의 반도체 연구거점을 찾았습니다.

별도의 기념식도, 특별한 메시지도 없었습니다. 대신 두 기념일 모두 연구현장을 택했습니다.

평소에도 연구·생산현장을 자주 찾는 이 회장이지만 이번 두 곳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삼성이 앞으로 키우려는 기술과 사업으로, 앞으로 더 잘해야 하는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삼성전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Advanced Package Lab·APL)에서 패키징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메모리 잘 만드는 삼성, 칩 연결 기술도 과제

창립기념일에 찾은 요코하마 '어드밴스트 패키지 랩(APL)'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9월 공식 개소한 APL은 삼성전자가 2024년부터 5년간 400억엔, 약 3500억원을 투입하는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입니다.

일본은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한국 기업 등에 내줬지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여러 분야에서는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쟁사 TSMC도 일본 쓰쿠바에 패키징 연구거점을 뒀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기업입니다. 하지만 AI 반도체 시장에서 역할을 넓히려면 개별 반도체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러 칩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성능을 발휘하도록 연결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첨단 패키징이 그 역할을 합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이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 전력 소모와 발열을 줄이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이를 구현하려면 소재와 기판, 칩을 정밀하게 붙이는 장비·공정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TSMC는 패키징을 파운드리 경쟁력의 한 축으로 키워왔습니다. 삼성도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보유한 강점을 살리려면 두 사업을 연결하는 패키징 역량을 높여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천안·온양에 56조원을 투입해 최첨단 HBM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일본의 연구거점과 국내 생산 기반을 함께 키우는 모습입니다. 이번 방문도 이런 준비를 점검한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로봇·AI로 이어지는 다음 준비

31일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 사장단과 샘 올트먼(Sam Altman) OpenAI CEO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AI를 둘러싼 교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이 회장이 미국 오픈AI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삼성 사장단 50여 명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AI 시대의 사업 기회를 논의했습니다.

삼성은 연구개발부터 생산·마케팅까지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품에 AI 기능을 넣는 것뿐 아니라, 제품을 개발하고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공유된 창립기념사에서 전영현 부회장은 호황일수록 겸손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노태문 사장은 AX를 통한 체질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가전을 만드는 삼성으로서는 기술 확보와 함께 제조 현장의 효율도 높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회장이 두 기념일에 찾은 장소가 눈에 띕니다.

취임 4주년에는 로봇을 보고, 창립 57주년에는 첨단 패키징을 살폈습니다. 하나는 AI가 현실 세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기술입니다.

기념일에 과거의 성과를 돌아보는 대신 '다음 삼성'에 필요한 기술을 찾아간 셈입니다.

로봇과 첨단 패키징이 이재용 회장이 그리는 '다음 삼성'의 답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두 번의 기념일에 이 회장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분명합니다.

축하할 날에 이재용 회장은 미래를 보러 갔습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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