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가 한국에서 전년 대비 40% 이상 매출을 늘리며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시장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신제품 '파운더스 패스'의 생산 물량 8000병 전부를 국내에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6일 신세계L&B에 따르면 쉐이퍼의 올해 1~9월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알렉산드로 록펠러 쉐이퍼 빈야드 브랜드 어드바이저. [사진=구서윤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144fa3152a658.jpg)
알렉산드로 록펠러 쉐이퍼 빈야드 브랜드 어드바이저는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WSA와인아카데미에서 열린 미디어 시음회에서 "여러 브랜드가 위축되는 가운데 쉐이퍼는 특히 한국에서 좋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내 판매 성과는 신제품의 한국 단독 출시로 이어졌다. 신세계L&B는 신제품 양조 소식을 접한 뒤 와이너리와 먼저 협의해 '파운더스 패스' 2023년 빈티지의 총생산량 8000병을 확보했다.
'파운더스 패스'는 창립자 존 쉐이퍼가 구상했던 산악 지형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이름에는 '창립자의 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쉐이퍼의 기반인 스택스 립과 나파밸리 고지대 산지인 아틀라스 피크에서 재배한 카베르네 소비뇽을 각각 50%씩 사용했다.
존 쉐이퍼는 출판사 임원으로 일하다 1972년 나파밸리로 이주해 포도밭을 일궜다. 첫 빈티지가 나온 것은 6년 뒤인 1978년이다. 당시에는 한정된 자원으로 스택스 립의 언덕을 개간했지만, 이번에는 아틀라스 피크의 포도까지 확보하면서 창립자의 구상을 실현했다.
양조는 쉐이퍼에서 42년간 일해 온 와인메이커 엘리아스 페르난데스가 맡았다. 그는 이날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연결돼 신제품 개발 배경과 빈티지의 특성을 설명했다.
페르난데스는 "2023년은 쉐이퍼에서 와인을 만든 42년 동안에도 매우 달랐던 '유니콘' 같은 해"라며 "서늘한 날씨가 오래 이어져 통상 10월 말에 마치던 수확이 11월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포도를 나무에 두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과실 풍미가 풍부하고 생동감 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록펠러 어드바이저도 당시의 기후 조건에 주목했다. 그는 "너무 덥거나 춥지 않았고 비나 서리의 영향도 거의 없어 포도가 한 달 더 평온하게 익을 수 있었다"며 "산도와 탄닌, 알코올 등이 완벽한 순간에 균형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 평가했다. 록펠러 어드바이저는 "한국 소비자들은 유명세가 알려주는 것만 따르기보다 직접 맛보며 무엇이 좋은 와인을 만드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며 "와인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 품질을 이해하는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로 록펠러 쉐이퍼 빈야드 브랜드 어드바이저. [사진=구서윤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8df250bbfe6f7.jpg)
쉐이퍼의 국내 성장세는 신세계그룹의 와인사업 부진 속에서 거둔 성과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를 통해 2022년 2월 쉐이퍼 빈야드와 관련 부동산 등을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수입·유통은 신세계L&B가 맡고 있다.
그러나 와인 수요 둔화 속에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말 쉐이퍼 인수 과정에서 반영한 영업권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신세계L&B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권 손상은 인수 당시 기대했던 미래 수익 등에 대한 평가를 낮춰 장부에 반영하는 회계처리다.
신세계L&B는 한국에서 확인한 판매 성장세를 신제품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쉐이퍼도 파운더스 패스의 다음 빈티지를 준비하고 있다. 그룹 와인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은 상황에서 한국 단독 출시가 추가 수요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