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서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추가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인 수주 확대보다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이행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1차 삼성SDI·2차 SK온 최대 수주…가격 경쟁 심화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3차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앙계약시장은 전력망 안정화에 필요한 ESS 설비를 경쟁입찰로 확보하는 제도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응해 ESS 사업을 확대하면서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서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였다.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563메가와트(MW) 가운데 427MW를 확보하며 약 76%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6MW를 수주했고 SK온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2차 입찰에서는 SK온이 전체 565MW 가운데 284MW를 수주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202MW, LG에너지솔루션은 79MW를 확보했다.
두 차례 입찰을 합치면 삼성SDI가 약 56%로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SK온은 약 25%, LG에너지솔루션은 약 19%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차례 모두 수주에 성공했지만 경쟁사보다 확보한 물량이 적었다.
이번 3차 중앙계약시장 입찰 규모는 육지 1100메가와트(MW), 제주 80MW 등 총 1180MW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주목받았다. 저장용량 기준으로는 약 7.08기가와트시(GWh)에 달하며, 전체 사업비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1·2차 보다 큰 규모였지만 국내 1위, 세계 3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입찰 포기를 선언한 셈이다.
입찰가격 30원대서 20원대로…수주해도 수익성 부담

LG에너지솔루션이 3차 입찰에 불참한 배경에는 과도한 가격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앙계약시장 평균 입찰가격은 1차 킬로와트시(kWh)당 30원대에서 2차 20원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수준으로는 사업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ESS는 설비 구축 이후 장기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초기 계약가격이 지나치게 낮으면 향후 유지보수와 운영 과정에서도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2차 입찰 이후 국내 배터리 3사와 관련 협회 등을 중심으로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와 같은 가격 경쟁을 이어가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장기적인 사업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미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수주잔고는 16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며, 2028년까지 계획된 생산 물량 대부분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3분기 ESS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60% 이상 증가하는 등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가격 경쟁을 통한 단기적인 물량 확보보다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정된 자원과 인력 내에서 사업 운영의 효율성과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4차 입찰 가능성 열어둬…오창 투자·ESS 운영사업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불참이 국내 ESS 사업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4차 이후 입찰은 시장 상황과 경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 1·2차 입찰에서 확보한 물량과 정부의 AI 활용 배전망 ESS 구축 지원 사업 등 기존 사업에 집중한다.
국내 투자도 이어간다.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는 소듐이온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탭리스 리튬인산철(LFP) 2170 원통형 배터리 양산도 준비 중이다.
배터리 공급을 넘어 ESS 운영 사업도 확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7월 정부의 AI 활용 배전망 ESS 구축 지원 사업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회사는 2027년부터 호남권에서 140메가와트시(MWh) 규모 ESS를 20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가상발전소(VPP)와 AI 기반 운영 기술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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