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머릿속 계산이 복잡해졌다. 아파트 대비 가격이 저렴한 빌라가 아파트의 대체재로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시장이 추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온다.
![빌라 거래량이 늘어난 가운데 대출 규제로 인해 빌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다주택자 규제로 추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뒤섞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09ea7fdec1d70.jpg)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량은 1만5684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거래된 1만3918건보다 1766건 늘었다. 2년 전(1만1213건)과 비교하면 4000건 이상 거래량이 증가했다.
거래량과 함께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상승 전환한 후 1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도심권(종로구·중구·용산구)이 한 달 만에 0.35% 올랐고 서북권(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도 0.27% 상승했다.
전세사기 여파 속 수요자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서울 빌라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빌라 또한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하는 모양새다. 동시에 정부가 빌라를 포함한 비아파트 지원책을 발표한 점도 영향을 줬다.
정부에 따르면 2027년 12월까지 준공 및 취득한 전용 60㎡ 이하 신축 비아파트는 취득·종부·양도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또한 면적 85㎡ 이하, 수도권의 경우 공시가격 기준 5억원(지방 3억원) 이하 비아파트는 청약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더해 업계에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대출 규제에 따라 빌라 시장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에 따라 수도권 무주택·1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다주택자는 주담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따라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시장에 일부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워진 만큼 빌라 시장이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과거에도 규제가 나오면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면서 "현재 주택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환경인 만큼 이전보다 빌라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빌라 거래량이 늘어난 가운데 대출 규제로 인해 빌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다주택자 규제로 추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뒤섞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87db0cc6e49da.jpg)
다만 이에 대한 반론도 함께 나온다. 이번 정부 조치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빌라를 보유한 다주택자 일부가 규제를 피하고자 주택을 매도하거나 수요자들이 빌라 매수를 꺼리는 등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번 조치로 서울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주택을 매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택수에 따른 규제가 적용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똘똘한 한 채'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혼란에 빠진 시장에서 빌라 시장 또한 일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과 건물 위주로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 지역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경우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양 위원은 "빌라는 아파트 대비 수요층이 탄탄하지 않고 생활하기 불편한 점이 있어 재정비에 대한 기대감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한 지역은 시장에 실수요에만 기대야 해 거래량과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최근 도시정비사업은 민간보다 공공이 주도하고 있어 공공성이 강한 재개발이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면서 "가격이 저렴한 지역보다 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빌라가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