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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영상으로 파킨슨병 조기 진단, 예측 [지금은 과학]


서울아산병원, 영상 1934건 학습→진단 정확도 최대 99.7%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점점 줄어들면서 생기는 병이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손떨림, 느린 움직임, 근육 강직과 같은 증상이 대표적이며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비운동성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병의 초기에는 일반 노화나 다른 신경계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DAT PET(도파민 수송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라는 영상 검사를 활용해 도파민 신경세포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도 있는데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영상 해석이 주관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이유진 박사, 신경과 정선주 교수팀은 뇌 영상을 스스로 학습하고 결과를 생성한 뒤, 이를 이용해 파킨슨병을 판별해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이 생성형 AI 영상을 이용해 파킨슨병을 판별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GEMINI]
서울아산병원이 생성형 AI 영상을 이용해 파킨슨병을 판별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GEMINI]

이 모델은 DAT PET 영상 1934건을 학습한 뒤 초기 파킨슨병과 본태성 떨림을 구별하는 등의 임상 검증에서 최대 99.7%의 정확도를 보였다.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뇌 영상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해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의료팀이 환자에게 병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거나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도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기술은 많은 데이터를 먼저 학습한 뒤 이를 응용해 여러 종류의 진단과 병의 진행 예측, 예후 영상 생성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초로 한다.

이 파운데이션 모델은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계층적 확산모델기반 인코더 ‘HWDAE(Hierarchical Wavelet Diffusion AutoEncoder)’를 학습해 복잡한 뇌 영상을 단계적으로 나눠 더 정교하게 분석한다. 노이즈를 추가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확산모델의 원리를 이용해 기존 모델 대비 영상을 생성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연구팀은 관련 검사를 통해 획득한 파킨슨병 진단용 DAT PET 영상 1934건을 사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후 ‘본태성 떨림 vs 초기 파킨슨병 분류’, ‘파킨슨병 vs 다계통위축증 vs 진행성핵상마비 분류’,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발현 시기 예측’ 등 세 가지 임상 작업을 통해 모델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을 분류해내는 두 가지 검증에서 각각 99.7%, 86.1%의 판별 정확도를 기록했다.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발현 시기 예측에서는 R2 상관관계(1에 가까울수록 정확한 예측)가 0.519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파킨슨병을 다계통위축증, 진행성핵상마비와 감별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86.1%의 판별 정확도를 보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내 서로 다른 PET 촬영기기를 비롯해 외부 병원에서 촬영된 영상 데이터에도 AI 모델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영상 기기나 병원이 달라도 AI 모델의 성능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이 기술의 실제 임상 현장 적용 가능성과 일반화 능력을 입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AI 모델은 뇌 영상을 통해 파킨슨병을 판별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한 영상 데이터를 토대로 병이 진행되는 경과를 예측해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의료팀은 이를 통해 환자에게 질병의 예후를 설명하거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생성형 AI 영상을 이용해 파킨슨병을 판별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GEMINI]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이유진 연구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왼쪽부터). [사진=서울아산병원]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상 생성에 강점을 보이는 확산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질병의 진행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한 뒤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 AI 모델을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에 적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획기적 기술 발전”이라며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환의 예후에 대한 예측 영상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에 최근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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