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모 노인요양원, 70대 입소자 결박 등 학대 의혹

[아이뉴스24 임양규 기자] 충북 청주의 한 요양원에서 보호자 동의 없이 70대 노인의 몸을 결박하는 등 학대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제보자에 따르면 아버지인 70대 A씨는 지난 1년 6개월가량 주간보호센터를 다니다 거동이 불편해져 지난 8일 청주시 흥덕구 모 요양원에 입소했다.

아버지 A씨를 요양원에 부탁한 보호자로서 마음도 편치 않았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제보자는 입소 하루 만에 요양원으로부터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평소 대소변을 가리는 데 문제가 없었던 A씨에게 기저귀를 채웠다는 요양원의 통보였다.

하지만 입소 전 요양원 측이 필요 시엔 기저귀를 착용할 수도 있다는 협의를 했기에, 요양원의 업무 효율상 기저귀 착용이 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 다음날인 10일에도 발생했다.

요양원 측에서 밤사이 2시간가량 A씨에게 ‘신체 억제대’를 채웠다는 것.

입소 전 동의서에는 신체·정신적 변화 등 문제 발생 시 보호자에게 즉시 연락하기로 돼 있었는데 요양원 측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제보자 측 주장이다.

제보자가 해당 요양원을 항의 방문하자, 요양원 측은 신입 요양보호사가 자의적으로 신체 억제대를 사용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2시간이라고 밝혔던 A씨에 대한 신체 억제대 착용 시간은 10여시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제보자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다른 요양원으로 옮기고, 현재 충북도 노인전문 보호기관에 학대 의심 신고를 한 상태다.

제보자는 “입소 3일 차에 신체 억제대를, 그것도 동의하지 않은 상태로 10시간 넘게 할 정도면 앞으로 얼마나 자주 이런 일이 일어날지 겁이 난다”며 “해당 요양원장은 책임회피만 하고 있고, 당시 요양보호사 2명을 사직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양보호사도 분명 책임이 있지만, 이를 책임지고 총괄해야 할 사람은 요양원장”이라며 “평생 자식을 위해 희생하신 부모님의 마지막을 고통과 불안에 떨지 않게 사설 요양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지침상 결박(신체 억제대)을 못 하는 건 아닌데, 보호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다”며 “노인전문 보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사실 관계를 파악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 <아이뉴스24>는 해당 요양원장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요양원 측의 ‘연락이 갈테니 기다리라’는 답변 외에 어떠한 연락도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