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전기차 배터리 폭발로 급격히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의 원인을 찾아냈다. 관련 원인을 억제할 수 있는 신코팅법도 내놓았다.
서울대, 포스텍, 삼성SDI 연구팀이 전기차 폭발·화재의 원인인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규명한 메커니즘에 따라 음극을 코팅할 경우 ‘열폭주’ 현상이 억제될 수 있음도 확인했다.
연구팀의 서울대 조수근 박사(현 포항방사광가속기 연구소), 서성재 박사과정 연구원(공동 1저자)은 급격히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의 반응 메커니즘인 ‘자가증폭루프’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전기차에서 배터리에 의한 화재·폭발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하 주차장에서 관련 화재가 발생해 수많은 차량이 불에 타는 파괴적 상황을 보였다.
전기차에서 화재가 일어나면 배터리 온도가 수 초 안에 1000 °C 가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의 안전 문제는 앞으로 본격 전기차 시대에 앞서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이슈이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이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하이니켈 양극재는 용량이 큰데 열 안정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열폭주에 더 취약하다. 화재·폭발을 예방하기 위해 열폭주 메커니즘의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 더 필요하다.
수 초 안에 일어나는 열폭주의 특성상 메커니즘의 분석 난이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배터리셀 안의 물질들이 화학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방법론적으로도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순식간에 온도가 치솟게 되는 ‘열폭주’ 메커니즘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방사광 가속기 기반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셀 내부에서 화학종 교환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양극재와 흑연 음극 사이의 화학종 교환에서 중대한 발열 반응들이 야기됨을 발견했다. 이 생성물이 반응물을 또다시 만들어내는 ‘자가증폭루프’ 때문임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음극 표면의 리튬과 ‘자가증폭루프’에 의해 생성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반응을 막을 수 있는 고품질 알루미나 코팅법을 개발했다. 배터리셀 내에서 일어나는 열폭주를 성공적으로 억제했다.
이를 응용하면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력으로 추진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8월 1일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됐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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