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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NCC 감축 압박 속 고용 유지 숙제에 골머리


370만 t 감축시 NCC 3~4기 멈춰야…수백명 고용 악영향
통폐합 시 전환배치 원칙이지만 유연 재배치 쉽지 않아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감축하면서도 고용은 유지하도록 압박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NCC를 보유한 주요 석유화학 기업 10곳과 정부는 지난 20일 에틸렌 생산량을 최대 370만t까지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구조 개편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각 기업별 감축 할당량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가 산업단지별로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감축 규모를 확정한 뒤 연말까지 정부에 보고하기로 했다.

업계도 이 협약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공급과잉과 원가경쟁력 상실로 인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여천NCC 공장이 들어서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사진=여천NCC]

문제는 정부가 여수·대산·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지역 경제와 고용에 대한 영향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는 데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설비를 감축하면 당연히 인력도 조정될 수 밖에 없다"며 "생산설비를 줄이되 고용은 유지하는 건 양립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별 공정 자동화 수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연산 100만t 규모의 대형 NCC 한 기에는 현장 근로자 100여 명이 투입된다. 최대 감축 목표치인 370만t은 대형 NCC 3~4기의 가동 중단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에틸렌 370만톤을 줄이려면 현장 근로자 외에 협력업체·정비·물류 인력까지 수백 명 단위의 일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NCC 구조조정의 경우 기존 설비의 생산 축소가 아니라 산단내 한쪽 NCC 설비를 완전히 중단하는 통합 시나리오로 기울면서, 인력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석화업계는 NCC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유휴 인력을 일단 전환 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설비 특성과 공정 구조상 인력 전환이 가능한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실제로 기대만큼 많은 인력을 유연하게 재배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잖아도 석화 산업 불황이 장기화하고 산단별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고용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국내 석화 산단 중 에틸렌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여수산단의 지난해 가동률은 78.9%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여수산단 석화 기업에 고용된 인력 규모도 지난해 2만 1856명에서 최근 1만 6779명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실정이다.

한편 한국화학산업협회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업체별 에틸렌 생산능력은 LG화학이 330만t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233만t으로 2위, 여천NCC가 228만 5000t으로 3위, 한화토탈에너지스가 152만 55000t으로 4위다. 이어 대한유화가 90만t, HD현대케미칼이 85만t으로 뒤를 이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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