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과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의 합병을 끝으로 대규모 리밸런싱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하고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석화 부문의 불황 사이클을 넘기기 위한 유동성 확보에 전력을 쏟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과 SK엔무브을 합병키로 한 것은 배터리 사업과 윤활유 사업을 결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를 끝으로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리밸런싱 작업은 일단락 됐다는 평가다. 특히 SK온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조달 받았던 자금도 조기에 상환하면서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최근 열린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 총 8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회사인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5조원의 자본을 확충하고, SK E&S의 일부 LNG 자산을 담보로 올해 말까지 3조원의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산도 일부 매각했다. 계열사 코원에너지서비스는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 사옥과 부지를 50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싱가포르 법인 프리즘에너지를 통해 보유한 중국 ENN 저우산 LNG터미널 지분 10%에 대해 풋옵션 행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정유 석유화학 사업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석유 사업은 지난 2분기에 영업손실 4663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석유화학 분야의 불황은 반등의 모멘텀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고, 정유 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4달러에서 5달러 사이의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당초 계획했던 친환경 에너지 생산 등의 투자 계획은 잠시 보류하고, 기존 자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석유화학 사업 구조조정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분해 설비(NCC) 생산량을 최대 370만 톤(t)까지 줄이기로 결의했는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 역시 NCC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지오센트릭이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과 울산 내에서 NCC 통합을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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