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인천 한 갯벌에서 70대 중국인을 구하려다 숨진 故 이재석 해양경찰관의 동료들이 해경 내부서 사건과 관련된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고인과 함께 사고 당시 당직을 섰던 동료 경찰관 4명은 15일 오전 인천시 동구 청기와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주고 숨진 해경 고(故) 이재석 경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ad6895908f8d8.jpg)
이어 "파출소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유족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아무 말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 달라'고 했다"면서 "'병가나 연가를 사용해서 근무하지 말고, 장례식장에도 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그전에 있었던 팀장과 팀원 간 불화, 그날(사고 당시) 이뤄졌던 사건의 전말들에 대해서 '기자들이나 유가족, 지인 동료들 물어볼 때 대답하지 말아라'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파출소장이 처음 함구를 지시한 게 실종된 이 경사가 구조된 뒤 응급실로 이송 중이던 때"라며 "영흥파출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뒤로 저희 팀원과 수색으로 비상 소집된 다른 팀원들을 불러 (인천해경)서장 지시 사항이라는 내용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주고 숨진 해경 고(故) 이재석 경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2aa297a48bc4f.jpg)
고인의 동료 중 1명은 "이 경사 지인을 만나자 인천해경서장과 파출소장이 '어떤 사이냐'고 묻더니 '유족에게 어떠한 얘기도 하지 말아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사고 당시 당직을 섰던 팀장의 대응이 늦어 구조가 지연됐다고도 꼬집었다. 고인의 동료들은 "팀장은 (우리가) 휴게시간을 마치고 복귀했는데도 (먼저 출동한) 이 경사의 상황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 몇 분 뒤 드론업체로부터 신고를 받고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이 경사가 혼자 가보겠다고 한 것인지, 팀장이 혼자 나가보라고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경은 2인 1조 순찰이다. 사고 당시 호출 버튼 비상벨 하나만 불렀다면 상황 대응을 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지난 11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주고 숨진 해경 고(故) 이재석 경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acff539ab7f7e.jpg)
동료들은 끝으로 "추후 조사 과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려고 마음먹었으나 어제 유족들과 면담을 통해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고 진실을 밝히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인천해양경찰서장은 해양경찰청을 통해 "진실 은폐는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진실 규명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반박했다.
해양경찰청은 "그간 유족에게 폐쇄회로(CC)TV, 무전녹취록, 드론 영상 등 사고 관련 현시점에서 가능한 관련 자료 일체를 제공했다"며 "사실관계 다툼에 대해 해경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사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주고 숨진 해경 고(故) 이재석 경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b2517b9e1052d.jpg)
앞서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쯤 故 이 경사는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는 영상을 확인한 한 드론 업체의 연락을 받은 뒤 혼자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는 같은 날 오전 3시쯤 발을 다친 70대 중국인 A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차오르자, 자신의 부력조끼를 A씨에게 건넸다. 이후 고인은 A씨와 함께 육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실종됐다가 오전 9시 41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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