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관측 사상 가장 더웠다’는 올해 우리나라 여름 석 달(6~8월) 중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분석은 폭염, 가뭄, 태풍 등 기상 현상에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미국 비영리 기후 분석기관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이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실렸다. ‘기후변화에 노출된 사람들(People Exposed to Climate Change: June–August 2025)’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전 세계에 나타난 고온에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을 다뤘다.
이 보고서 내용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기온은 1990년대보다 1.9도 높았다. 6~8월 총 92일 중 53일의 기후전환지수(Climate Shift Index)가 2레벨 이상을 기록했다.
![기후전환지수(Climate Shift Index, CSI)는 0레벨에서 5레벨로 나뉜다. 0레벨은 당일 기상 조건에 기후변화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CSI 2레벨은 최소 2배 이상을 뜻한다. [사진=클라이밋센트럴]](https://image.inews24.com/v1/5178982a85b51e.jpg)
기후전환지수는 클라이밋센트럴이 기상 현상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등급으로 나타내기 위해 만든 지표다. 예를 들어 폭염이 발생한 어떤 날의 기후전환지수가 2레벨 이상이라면 기후변화가 그 폭염 발생 가능성을 2배 이상 높였다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올여름 매일 최소 18억명(전 세계 인구의 22%)이 일평균 기온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기후전환지수 2레벨 이상)으로 나타났다. 7월 19일, 8월 10일, 8월 12일에는 이러한 영향을 받은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약 50%(약 41억 명)에 이르렀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아시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타지키스탄의 계절 평균 기온은 1990년대 대비 2.2도 높았다. 기후전환지수가 2레벨 이상을 기록한 일수는 53일에 달했다. 일본 역시 2.1도 상승에 61일 동안 기후전환지수 2레벨 이상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도시 중에서는 수원과 대구의 여름철 평균 기온이 1990년대보다 2.1도 높았다. 서울은 1.9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중 기후전환지수가 2레벨을 넘은 일수는 광주(63일)와 인천(59일) 순으로 많았다. 서울은 54일을 기록했다.
크리스티나 달(Kristina Dahl) 클라이밋센트럴 과학 부문 부대표는 “매 계절마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기온 기록과 비정상적 재난을 마주하며 기후변화가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님을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의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늦어질수록 더 많은 지역사회와 생태계, 경제가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라이밋센트럴은 매년 두 차례(여름, 겨울) 기후변화가 기상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한다. 올해 여름철 계절 평균 기온을 1990년대(1991~2000년)와 비교한 이번 보고서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온도 재분석 자료 ERA5와 미 항공우주청의 2020년판 인구 자료(the Gridded Population of the World v4)를 활용했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 4일 발표한 ‘2025년 여름철 기후특성’을 통해 올해 여름철(6~8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 기온은 25.7도로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도)보다 0.1도 높아 역대 1위를 경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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