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경북대 화학교육과 이원태 교수는 성균관대 윤원섭·김종순 교수, LG화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이금속 원소인 나이오븀(Nb)과 탄탈륨(Ta)을 활용한 실험에서 ‘원자의 무게’가 배터리 소재의 구조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고함량 니켈 기반 층상구조 소재(하이니켈 양극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니지만,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구조가 쉽게 붕괴되고 산소가 방출돼 수명이 짧고 화재 위험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화학적 성질이 거의 같으나 질량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Nb와 Ta를 비교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질량이 큰 원소를 첨가할수록 원자의 불필요한 움직임이 억제돼 구조 안정성이 강화되고 산소 방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탁구공은 작은 힘에도 잘 튀지만 무거운 쇠구슬은 잘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며 “풍선이 가볍게 뜨지만 모래주머니를 달면 땅에 머무는 원리처럼, 원소의 무게가 구조 안정과 산소 고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원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Nb와 Ta의 질량 차이가 구조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성과”라며 “차세대 배터리 설계에 ‘원자의 무게’라는 새로운 고려 요소를 제시해, 전기차 배터리를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권위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9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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