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가상자산 사업자 최고경영자(CEO)와의 첫 대면에서 단기 실적 경쟁을 자제하고, 전산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업계에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코빗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의 책임 경영을 확립해야 한다"면서 "과도한 이벤트,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만 몰두한 왜곡된 경쟁으로 이용자의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f3641ed3be91e.jpg)
이 원장은 최근 거래 지연이나 먹통 사태가 이어진 점을 지적하며 “가상자산사업자의 경쟁력은 IT 안정성에 뿌리를 둔다”며 “보안 사고로 확산하면 통신사·금융사 사례처럼 국민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인프라와 시스템 관리에 자원 투입을 늘려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가상자산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시장 감시 조직 확대, 이상 거래 적출 시스템 투자 강화 등 자체 감시 기능을 키워 달라”며 “금감원도 AI·온체인 분석을 통한 감시 체계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ETF 확산으로 금융·실물경제와의 연계가 깊어지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작은 충격이 금융시장 전반에 파급될 수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급변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거래소와 보관업체 CEO들이 참석했지만, 업계 2위인 빗썸의 이재원 대표는 제외됐다. 금감원은 “모든 사업자를 부를 필요는 없었다”는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금융당국과 빗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 빗썸은 최근 당국의 경고에도 ‘코인 대여 서비스’ 유지 강행은 물론 해외 거래소와의 ‘오더북 공유’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앞서 금융당국과 디지털자산거래소협회(DAXA)는 담보 가치를 초과하는 대여, 즉 레버리지를 활용한 서비스는 위험성이 크다며 금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빗썸은 담보금의 두 배까지 코인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유지하다 자율규제 위반 ‘경고’를 받은 이후에야 조건을 완화했다.
최근 이재원 빗썸 대표는 호주 거래소 스텔라와 테더(USDT) 마켓 오더북 공유와 관련해 금융정보분석원(FIU)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상 해외 거래소와의 오더북 공유에는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당시 빗썸은 “특금법 등 관련 법률을 충분히 검토한 뒤 동일한 기준과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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