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4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하기 전 언론 공개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1be38668676d63.jpg)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지귀연 부장판사 '룸싸롱 접대 의혹'에 대한 윤리감사 결과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 냈다.
법원 감사위원회는 30일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대상 법관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관실은 "동석자들 모두 당시 대상 법관 재판부에 진행 중인 사건이 없었고, 대상 법관이 최근 10년간 동석자들이 대리인으로 선임된 사건을 처리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2023년 8월 9일 모임 이후 대상 법관과 동석자들 다시 만난 사실 없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14일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서 "지귀연 부장판사가 1인당 100~200만원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이고, 사진까지 있다"고 했다. 이후 김기표 의원이 유흥주점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사세행)이 이튿날 민주당 의혹 제기를 근거로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그 다음날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사태가 커지자 지 부장판사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4차 공판을 시작하기 직전 직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최근 저에 대한 의혹 제기로 우려와 걱정이 많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야기를 안 하면 재판 자체가 신뢰받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입장을 밝힌다"라고 했다. 지 부장판사는 또 "그런 곳에서 접대를 받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그런 시대 자체가 아니다"라면서 "평소 삼겹살에 소맥만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 삼겹살이랑 소맥 사주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같은 달 19일 지 부장판사가 남성 2명과 함께 어깨 동무하고 주점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2024년 8월에 찍힌 사진이라고 했다. 주점 내부 사진과 외부 홀에서 여성들이 앉아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다만, 지 부장판사와 지인들 사진과 주점 내부사진, 홀 안에 여성들이 앉아 있는 사진은 별개 사진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 룸살롱이다. 해당 업소를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지 부장판사는 22일 대법원에 소명서를 제출하고 상세하게 해명했다. 사진을 찍은 날은 2023년 여름이며, 지방에 있는 법조계 후배들이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와 만난 뒤 교대역 인근 횟집에서 1차 식사를 하고 후배들이 술 한 잔 하고 가자며 인근 주점으로 데리고 갔다고 했다. 주점은 '라이브 카페'라고 하는 주점이었으며 기념 사진을 찍자는 후배들 요청에 사진만 찍고 술자리 직전 귀가 했다고 지 부장판사는 해명했다. 횟집 저녁 값 15만 5000원은 자신이 냈지만, 술값은 누가 부담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감사관실은 주점 현장조사를 거쳐 지 부장판사 및 동석자들, 주점 사장 및 종업원들 진술을 청취하고 민주당이 제출한 의혹 자료와 종합해 분석했다.
감사관실은 이날 "동석자들은 지 부장판사가 15년 전 지방에서 근무하던 시절 그 지역 실무수습 사법연수생과 공익법무관으로 지 부장판사보다 7, 9년 후배들이었고 지 부장판사가 이들을 격려하며 친분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이 인연을 계기로 코로나 전까지 1년에 한 번 정도씩 만났고, 그 자리에서 지 부장판사가 술을 곁들인 식사를 사주곤 했다고 감사관실은 설명했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2023년 여름 해당 주점에 가게 된 것은 당시 휴정기로, 서울 교대역 인근 횟집에서 식사를 한 뒤 재판 준비로 자리를 떠나려고 했지만 후배 중 한 명의 제안으로 그가 평소 가던 주점으로 이동했다.
지 부장판사는 그 주점이 어디인지 몰랐으며 도착하자 내부에 있는 큰 홀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라이브 시설이 갖춰져 있어 룸싸롱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 부장판사는 주문한 술이 1병이 나온 후 한, 두잔 정도 마신 뒤 먼저 일어났으며 동석자들과의 사진은 지 부장판사가 이석하기 전 웨이터에게 부탁해 찍은 것으로 그 자리에는 여종업원이 동석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결과 확인됐다. 주점 술값은 그 자리를 제안한 동석자가 했다.
감사관실은 "동석자들은 모두 당시 지 부장판사 재판부에 진행 중인 사건이 없었고, 지 부장판사가 최근 10년간 동석자들이 대리인으로 선임된 사건을 처리한 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2023년 8월 9일 모임 이후 지 부장판사와 동석자들이 다시 만난 사실도 없다"면서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다.
감사관실은 이같은 감사 결과를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심의를 요청했다. 감사위는 지난 26일 심의를 거쳐 감사관실 감사결과를 토대로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아들여 "수사기관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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