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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첩과 얽힘'의 양자역학과 결혼식 [정종오의 질문과답]


논란의 최민희 위원장 자녀 결혼식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질문: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의 결혼식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설명이 있었다. 양자역학을 공부하면 딸의 결혼식을 못 챙기게 되나?”

답: “양자역학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오히려 양자역학도 딸의 결혼식도 둘 다 잘 챙기지 않았을까 싶다. 양자역학의 기본은 중첩과 얽힘이다. 이쪽에서 던진 공이 튕겨 나오지 않고 다른 쪽 벽면에서 확인되는 ‘터널링’도 양자역학의 기본이다. 이런 측면에서 양자역학을 꼼꼼히 공부했다면 딸 결혼식은 물론 양자역학도 동시에 챙길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사랑재에서 자녀 결혼식을 진행한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딸의 결혼식을 신경 못 썼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양자역학 공부’을 핑계 대면서 국민의 시선과 머리 갸우뚱함이 집중되고 있다.

‘양자역학과 딸 결혼식이 무슨 상관?’이란 갸우뚱함이다.

최 위원장은 20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딸의 결혼식을 두고 “매우 부적절했고 상식 밖이다” 는 지적을 받았다. 한 마디로 국감과 딸의 결혼식이 중첩되고 얽히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비판이었다.

최 위원장 자녀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국정감사는 지난 13일부터 시작됐다. 과방위도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을 시작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사진=곽영래 기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사진=곽영래 기자]

국감과 딸의 결혼식이 중첩되면서 문제는 비롯됐다. 국정감사 기간에 위원장의 딸이 국회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결혼식에는 피감 기관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축하 화환이 줄을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의 목줄을 쥐고 있으니 (피감기관도 관련 기업들은) 눈도장도 찍어야 하고, 그럴 만도 하겠다.

국민의힘 측은 “(축하 화환을 물론이고) 축의금을 내기 위해 관련 피감 기관들, 언론사 간부들 상당수가 결혼식장을 직접 찾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민의힘 측은 “온라인 청첩장이 전달된 것은 물론이고 신용카드 결제까지 있어 국민 분노를 샀다”고 지적했다(나중에 신용카드 결제는 없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인 자녀의 결혼식은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소수의 지인만 초대하거나 화환,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문구를 쓰는 게 보통이다. 어떻게 보면 정치인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상식적 판단의 잣대에서 본다면 최민희 위원장 자녀의 결혼식은 ‘대대적 광고를 통한 결혼식’에 다름 아니라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국민 상식과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국민의힘 측은 “최 위원장은 이번 국감을 진행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제가)문과 출신이다보니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거의 잠을 못 잘 지경이었다”며 “매일 양자역학을 공부하고....(그렇다 보니) 집안 일이나 딸의 결혼식을 신경 못 썼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혼식은 자신의 의견이나 뜻과 무관하게 딸이 전적으로 진행했고 자신은 그날 참석만 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사진=곽영래 기자]
상식적으로 공을 벽에 던지면 튕겨 나온다. 양자역학에서는 던진 공이 반대편 벽면에서 확인되는데 이를 '터널링'이라고 부른다.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들은 '터널링'을 입증했다. 이쪽 벽도, 저쪽 벽도 동시에 봐야 하는 게 양자역학이다. [사진=노벨위원회]

양자역학은 ‘중첩과 얽힘’의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식 vs 비상식’ ‘주인 vs 하인’ ‘챙김 vs 버림’ ‘욕심 vs 무욕’ 등이 중첩되고 얽혔을 때 이를 어떻게 관찰하고, 파악하느냐가 중요하다.

양자역학은 이런 측면에서 ‘0 아니면 1’이라면 확정적 결론이 아닌 ‘0일 수도 있고 1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소중하고 영향을 끼친다는 거다. 한쪽으로만 바라본다면 양자역학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최민희 위원장이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라는 핑계는 이런 측면에서 적당치 않다. ‘양자역학’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국감도, 딸의 결혼식도 아무 문제와 논란 없이 잘 챙겨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거시적 양자역학의 실마리를 제공한 3명의 학자에게 돌아간 바 있다. 양자역학이 대세는 대세인가 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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