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부터 할인까지"⋯APEC 마케팅 '백태'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유통업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띤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단순히 행사 지원에 나서는 것을 넘어 해외 소비시장에서 이름을 알릴 절호의 기회로 여겨지면서다. 백화점부터 편의점, 패션·뷰티 기업까지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세우며 글로벌 수요 잡기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APEC 공식 협찬사·협력사는 총 60여곳이다. 이중 유통 대표 기업들도 이름을 올리며 홍보 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식 홍보 협력사로 선정된 쿠팡은 APEC 성공 기원 메시지를 담은 로켓배송 포장재 5000만개를 배송에 활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K뷰티도 대거 출격한다. CJ올리브영은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APEC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내달 15일까지는 APEC이 열리는 경주 4개 매장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LG생활건강은 궁중 피부과학 브랜드 '더후'의 화장품을, 에이피알은 인기 미용기기 제품인 '부스터 프로'를 각각 협찬한다. 아모레퍼시픽도 공식 협찬사는 아니지만, 오는 28일 개막하는 CEO 서밋에 참여해 배우자 프로그램 중 'K뷰티&웰니스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백화점들도 할인행사를 통해 행사 분위기를 띄운다. 롯데백화점은 내달 9일까지 방한 외국인들의 쇼핑 혜택을 높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기념품 구매를 위해 백화점 식품관을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5만원 이상 결제 고객에게 5000원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APEC 기간 방한하는 외국인 투숙객을 위한 롯데호텔과 협업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롯데호텔 서울·월드·부산·울산, 시그니엘 서울·부산 투숙 외국인 고객에게는 4가지 단독 혜택이 담긴 바우처를 제공한다. 바우처에는 10% 롯데상품권 사은 쿠폰, 식당가 1만원 할인 쿠폰 등이 담겨 있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투어 서포트'를 통해 무료 캐리어 보관·셀프 투어맵을 제공한다. 외국인 전용 멤버십인 H포인트 글로벌도 도입했다.

최근 외국인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편의점들도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CU는 경주를 중심으로 택스 리펀 적용 점포를 늘리고, 무인 환전 키오스크 등을 추가로 설치한다. GS25는 인천공항, 명동, 성수 등 외국국이 많이 찾는 지역 점포에 'K-편의점 가이드북'을 무료로 배포했다.

세븐일레븐은 APEC 공식 디저트 협찬사로 선정된 부창제가와 손잡고 다양한 국내 간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디저트 시리즈'를 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딜로이트와 공동 분석한 결과 이번 APEC의 경제효과는 약 7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대형 유통기업들은 행사 기간 인지도 향상, 매출 증대를 넘어 해외 파트너십 발굴과 수출 확대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제 행사 참여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APEC 공식 후원사로 이름을 올리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