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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승대 울산부시장, 시선은 어디를 향해야 하나"…울산 참사 와중 포항 행사서 '엄지척'


정치 준비가 우선이었나..."울산부시장직 내려놓고 움직여라" 비판

[아이뉴스24 이진우 기자]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마지막 실종자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사망자 7명.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로서 송구하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정 처벌하겠다"고 밝힐 만큼 이번 사고는 울산을 넘어 국가적 충격을 남겼다.

이런 시점에 울산행정부시장 안승대의 '포항행' 사진은 어쩔 수 없이 눈에 걸린다. 비극이 계속되는 그 시간, 포항 행사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엄지를 들고 있는 모습. 그리고 이를 그대로 SNS에 올린 행위는 시민들이 느낄 정서적 충격까지 계산하지 못한 듯하다.

참사 발생 직후에는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조차 공개 일정을 멈추고 애도 기간을 갖는 것이 관례다. 하물며 피해 지역의 행정 책임자라면 더욱 신중하고 절제된 태도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현직 울산행정부시장이 참사의 충격이 채 가라앉지 않은 시점에 외부 행사 참석과 SNS 활동을 이어간 사실은 시민들에게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희생자 한 유가족은 김민석 총리에게 "우리 아들 억울함을 풀어달라, 이것이 소원"이라며 "어설프게 그렇게(공사) 해놓고 일을 시키냐"는 절규는 국민 모두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늦깎이 신랑이었던 40세 정 모 씨는 출근 나흘 만에 참변을 당했다. 유족은 "이렇게 가면 우리는 어떻게 하느냐"며 오열했다. 그 눈물은 이번 사고가 남긴 상처의 깊이를 설명해 주고도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안승대 부시장의 행보가 시민들의 분노를 부르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한 울산 시민은 "지금 그럴 때냐. 공직자는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자리가 가진 무게를 견디는 사람이다"며 "참사 국면에서 지방선거 준비를 이유로 최소한의 애도 기간조차 갖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선택은 자유다. 포항시장 출마 역시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출마가 자유라면 책임은 의무다. 울산행정부시장이라는 직책을 지닌 이가 희생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뒤로한 채 포항 행사에 참여하며 외부 정치 행보를 이어간다면, 이는 공직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 책무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포항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참사 수습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포항에서 정치행보를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지역사회가 이렇게 지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치는 결국 신뢰 위에 서기 때문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보이는 태도는 정치인의 자격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험대가 된다.

참사 앞에서 공직자가 무엇을 먼저 바라보아야 하는가. 지금 시민들은 이 질문을 안승대 행정부시장에게 던지고 있다. 울산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이 시점에, 그의 시선이 '울산'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 과연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울산과 포항 지역사회는 무겁게 지켜보고 있다.

/대구=이진우 기자(news11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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