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니코틴파우치가 담배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기·냄새가 없고 휴대성이 높다는 점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에서 판매 중인 니코틴 파우치 제품. BAT로스만스의 'VELO', ASF의 'LOOP',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Zyn'(왼쪽부터). [사진=각 사]](https://image.inews24.com/v1/b510ad7b39c61b.jpg)
니코틴 파우치는 담뱃잎 없이 니코틴을 함유한 파우치를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어 니코틴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제품이다.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 대비 연기와 냄새를 크게 줄였다면, 니코틴 파우치는 연기가 아예 없고 향료·감미료를 사용해 담배 특유의 냄새도 없다. 실내는 물론 비행기·지하철 등 금연구역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니코틴 파우치 사업에 뛰어든다. 미국 담배제조사 알트리아(Altria)와 함께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업체 어나더 스누스 팩토리(ASF)의 인수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니코틴 파우치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 ASF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니코틴 파우치 전문 제조·판매사다.
KT&G는 지난 9월 알트리아와 니코틴·비니코틴 제품군에서 전략적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ASF 지분 100%를 총 2624억원에 공동 인수하는데, 지분 구조는 KT&G 51%, 알트리아 49%다. KT&G의 실질 투자금액은 1605억원이다.
현재 ASF 제품은 아이슬란드·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 등 북유럽 5개국에서 판매 중인데, KT&G는 이를 바탕으로 유럽·중동·아프리카·북미 등으로 시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선 이미 니코틴 파우치 도입이 활발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니코틴 파우치 판매량은 155억 9510만 개에서 2024년 234억 6530만 개로 50.5% 증가했다. 올해 판매 전망치는 301억 770만 개로, 2023년 대비 약 2배 증가가 예상된다. 2027년에는 419억 260만 개로 2023년 대비 168.7%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탈(脫)연초'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매년 흡연으로 약 70만 명이 사망함에 따라 2040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낮추는 '담배 없는 세대'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스웨덴은 국민들에게 액상 전자담배·니코틴 파우치 등 흡연 대체제를 적극 권고해 2023년 성인 흡연자 비율 4.5%까지 낮추며 사실상 첫 금연국가로 올라섰다. 유럽 평균 흡연율 24%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반면 국내에서는 높은 세금 구조와 니코틴 소비 문화 차이 등으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담뱃세는 일반 담배는 개비당 과세하지만 니코틴 파우치는 g당 과세해 기존 담배보다 세금이 약 6배 높다.
BAT로스만스는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 '벨로'(Velo)를 전 세계 44개국에서 판매 중인데, 한국 시장 도입 계획은 없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역시 글로벌 1위 제품 '진'(Zyn)을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출시에 신중한 모습이다. KT&G도 우선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에서는 이미 니코틴 파우치가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높은 세금과 규제 환경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다"며 "또 한국은 외부에서 담배를 피우며 소통하는 문화가 강해 니코틴 파우치 수요가 많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전자담배도 초기에 부정적 전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용화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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