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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밀가루·설탕 등 '9조원대 담합 대기업' 무더기 기소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3조원대 '설탕가격 짬짜미'
대한제분·사조동아원·대선제분 등 5조원대 '밀가루 담합'
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 등도 최소 1600억 부당이득
총 52명 재판행…검찰 "담합 없애려면 개인처벌 강화해야"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2.2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2.2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검찰이 수년간 짬짜미로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수조원대 규모로 담합한 서민경제 교란사범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2일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결과 대기업 제당사와 전력설비 대표급 임원 6명을 구속 기소하고, 제분사 간부 20명을 포함한 4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52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집중 수사한 서민경제 교란 사범은 국내 △설탕 △밀가루 가격 담합과 △가스절연개폐장치 등 전력설비 입찰 담합 등 3개 분야다. 담합 규모는 총 9조 8704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검찰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결정하는 방법으로 담합한 혐의다. 담합 규모는 3조 2715억원으로, 설탕가격은 담합 전 보다 최고 66.7%까지 치솟았다.

검찰 관계자는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가 상승 시에는 설탕가격 인상에 신속히 반영하면서 원당가 하락 시에는 설탕가격 인하를 과소 반영하는 방법으로 제당사가 그 이익을 취하고 물가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 사실을 명확히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조사 결과, 제당 3사는 2021년 1월 기준 원당가 386원이 2023년 10월 기준 801원으로 상승하는 동안 설탕 가격을 720원에서 1200원으로 기습 인상한 반면 2023년 10월 기준 원당가 801원이 2025년 4월 기준, 578원으로 하락하는 동안 설탕 가격을 1200원에서 1120원으로 소폭 내리는 수법으로 이익을 가져갔다. 검찰 관계자는 "결국 물가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1·2위 제당업체 대표급 임원 2명을 공정거래법위반죄로 구속 기소하고, 부사장·전무급을 포함한 임원 4명과 실무자 5명 등 9명 및 제당업체 2개 법인을 공정거래법위반죄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제당 3사의 담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7년 제당 3사의 가격 담합을 적발해 CJ제일제당에 227억원, 삼양사에 180억원, 대한제당에 10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제분사 6곳의 담합 행태도 적발됐다.

2020년부터 2025년 9월까지 6년의 장기간 동안 국민 필수 식료품인 밀가루 가격의 폭과 시기를 담합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고, 그로 인한 식료품물가 상승의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한 혐의다. 담합 규모가 5조 9913억원이다. 검찰은 법인 6곳과 대표 및 임직원 등 14명 등 총 20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지수는 17.06%, 이 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28.82%였으나 제분사 6곳의 담합으로 같은 기간 밀가루 소비자 지수는 36.12%로 평균 물가지수 상승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설비 시장을 90% 점유하고 있는 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도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7년 6개월간 담합을 벌이다가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담합을 주도한 4개 사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하고, 관련 업체 임직원 등 7명 및 8개 법인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에서 담합했다. 그 규모가 6776억원으로, 담합 기업이 얻은 부당이득액은 최소 1600억원으로 추산된다.

검찰은 "결국 기업들이 얻은 부당이득액은 전기생산 비용 증가와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 소비자인 일반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됐다"고 밝혔다.

이날 수사 결과를 직접 발표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은 "담합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범행을 실제 실행한 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경미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나 부장검사는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위주의 행정제재는 행위자가 아닌 사업자(법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이는 법인의 '비용' 증가로 취급돼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 범행을 실행한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담합 범죄의 법정형을 상향하는 내용의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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