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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오는 10일 외국기업 최대 규모 美 ADR 상장"


나스닥100 편입 땐 ETF 등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
HBM 성장성 부각 속 메모리 업황 과열 우려도 변수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SK하이닉스가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미국예탁증서(ADR)를 상장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투자자들의 직접 접근성을 높여 글로벌 자금 유입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규모는 약 290억달러, 원화 기준 약 44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SK하이닉스 등록신고서(Form F-1) 수정본. [사진=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SK하이닉스 등록신고서(Form F-1) 수정본. [사진=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이번 공모는 외국 기업의 첫 주식 매각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 상장 당시 기록한 250억 달러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기업공개 규모인 256억 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 차원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꼽히지만 그동안 국내 증시에만 상장돼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거래 시간에 맞춰 매매해야 했고, 환전 부담도 감수해야 했다. 회사가 직접 관여하지 않은 장외 비스폰서 ADR을 매수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유동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나스닥 상장이 이뤄지면 미국 정규장 시간대에 SK하이닉스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향후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도 열리면서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매수 수요도 기대된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대표 ETF인 인베스코 QQQ의 운용자산은 약 482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SK하이닉스 등록신고서(Form F-1) 수정본. [사진=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K하이닉스, 차세대 AI 메모리 'HBM4E'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서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2배 수준이다. 경쟁사 마이크론은 최근 주가 급락 이후에도 7배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달 22일까지는 11배를 웃돌았다.

실적 기대감도 크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순이익 221조원, 매출 35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15%, 26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마이크론 역시 순이익과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AI 메모리 수요 확대가 메모리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주를 둘러싼 과열 우려도 적지 않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재원을 자체 현금이 아닌 채권·주식시장 조달로 확대하는 흐름은 AI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ADR과 국내 상장주식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하려는 차익거래 수요도 뒤따를 전망이다.

알리바바와 TSMC의 미국 상장 당시에도 유사한 거래가 활발했다. TSMC ADR은 최근 1년간 대만 현지 주가보다 평균 21% 넘는 프리미엄에 거래됐고, 현재도 약 13%의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ADR과 국내 상장주식 간 전환이 얼마나 자유롭게 허용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전환에 제약이 있을 경우 ADR 프리미엄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지만, 전환이 원활하면 가격 차이는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달 자금을 국내 생산공장 2곳 신설과 첨단 장비 도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규모의 증설에 나서고 있어 AI 메모리 수요를 둘러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메모리 산업은 불과 3년 전에도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적자를 겪은 바 있다.

AI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질 경우 이번 증설은 성장 기반이 될 수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경우 다시 가격 하락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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