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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20분간 사투⋯노인 생명 구한 광주 시민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극한 호우가 내린 광주에서 맨홀 구멍에 빠진 노인을 구한 50대 시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폭우 속 맨홀 빠진 노인 구조. [최승일씨 제공] [사진=연합뉴스]
폭우 속 맨홀 빠진 노인 구조. [최승일씨 제공] [사진=연합뉴스]

1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동구 소태동에서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최승일(54) 씨는 지난 17일 오후 5시께 한 할아버지가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와 맨홀 구멍에 두 다리가 빠진 채 물살에 갇힌 상황을 목격했다.

당시 모래주머니 쌓는 작업을 하고 있던 최씨는 주저 없이 거친 물살을 헤치고 다가갔다. 이어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고 온갖 힘으로 빼내 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최씨는 "(할아버지의) 몸을 빼려고 해도 다리가 아스콘 같은 것에 걸려있어 도무지 빠지질 않았고 무엇보다 얼굴까지 물에 잠기고 있어서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었다"며 "먼저 숨이라도 쉬게끔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변을 둘러보던 최씨의 눈에 띄인 건 나무판자였다. 그는 근처에 있던 직원들에게 "가져와 달라"고 외쳤다. 이후 넓은 나무판자로 물길을 잠시 막아 할아버지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중간 빗물에 떠내려온 차량에 부딪혀 위험할뻔한 때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온 힘을 다해 차량을 멈춰 세우면서 구조 작업은 계속 이어졌다.

20여 분간 사투를 벌이던 최 씨는 결국 할아버지를 맨홀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최씨와 직원들은 할아버지를 공업사 사무실로 데려가 안정을 찾게 한 뒤 신고받고 도착한 119 구급대에 넘겼다.

다음날 구조된 할아버지의 가족이 공업사를 직접 찾아와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최 씨는 "할아버지가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다. 가족들한테서 감사 인사를 받을 때 왠지 쑥스럽게 느껴졌다"며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어도 똑같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것 같다. 무모하게 나선 것 같았는데 함께 구조를 도와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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