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국형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산업계 전문가들이 각기 다양한 진단을 내놨다. 시뮬레이션 기술과 디바이스단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물론 VLA(시각-언어-행동 모델) 중심의 발전 모델, 국내 시장에 특화된 개발 모 등 다채로운 제언이 쏟아졌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아이포럼 2025'가 개최된 가운데 세션3 'AI-로봇과 제조업 혁신'에서는 이이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휴머노이드연구단 책임연구원이 좌장을 맡고 토론 패널로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유태준 마음AI 대표, 최리군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사업실 상무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장을 맡은 이 연구원은 한국형 피지컬 AI 확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 무엇이냐는 화두를 패널 모두에게 던졌다.
윤 대표는 "제조 AI를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피지컬 AI가 실현돼야만 국내 제조업의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챗GPT와 같이 대화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 방에 불을 꺼줄 수 있는 물리적 존재로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피지컬 AI 산업 확대를 위해선 다양한 시뮬레이션 개발, 엣지(디바이스)단에서 구동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다양하게 돌아다니는 로봇에 엣지단서부터 AI를 구동시킬 수 있다면 국내 피지컬 AI 시장도 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도메인(유형) 별로 접근하는 방식도 있지만 우리는 철저하게 VLA를 중심에 둔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이 모델을 다양한 뉴런(신경) 칩에 적용을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로봇과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피지컬 AI의 사업 영역이 분화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고급 가치 사슬이 만들어지고 한국형 피지컬 AI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상무는 "한국형 피지컬 AI는 과거 한국이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 했던 상황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나라는 국토가 작지만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고 또 서비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동통신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피지컬 AI도 이런 국내 특성에 맞춰 개발해 어플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가 출시한다면 시스템 자체가 수출돼서 곧 피지컬 AI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토론에 참여한 연사들은 각 산업 영역에 특화된 피지컬 AI 개발은 물론 범용성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진단을 내놨다.
윤 대표는 "우리가 바라보는 장기적 비전은 피지컬 AI 산업의 경기장과 규칙을 만드는것"이라면서 "도메인에 특화된 AI를 제작하는 것은 결국 각 기업이 해결해야할 문제지만 현장의 수요 기업들은 아직 어렵다는 얘기들을 많이한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회사에서 흔히 사용하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처럼 각 도메인에 맞는 AI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전했다.
유 대표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전략은 액션데이터 중심으로 데이터 공통 가이드를 만들고 표준을 만드는 걸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과수원 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상황이 생겼다면 인간은 어떻게 상식적이고 윤리적으로 판단할 것인가에 집중했었고 이같은 방법을 통해 다양한 도메인에서 요구가 왔을 때 같은 접근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업 등 각 산업에서 숙련공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지, 액션데이터를 모으는 전반적인 전략을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대표는 "우리 연구실에서는 선행 연구부터 양산 개발 사업화로 이어지는 파이프 라인을 갖고 있어 선행 연구 단계에서 새롭게 나오는 기술을 시도하고 그 기술을 로봇에 넣어본다"면서 "로봇에 넣었을 때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판단하고 그 행동을 할 때 평가를 통해서 이걸 실제로 쓸 만 한지 판단하고 우리한테 맞다 싶으면 계속 발전해서 고도화 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 지능쪽으로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있어 학습했던 것들도 다 버려야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프로그램과 AI를 하나로 고집하기보다는 대중화 돼 있는 표준의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시도해보고 역량을 축적해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7회째를 맞은 '아이포럼 2025'는 'AI 강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한 김 교수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세션1 'AI·반도체·로봇의 삼중주', 세션2 'AI 인프라 고도화의 길', 세션3 'AI-로봇과 제조업 혁신'이 이어진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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