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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대표를 前 대표라 부르지 못하고…'한동훈' 힘 거부하는 국힘[여의뷰]


대장동 항소 포기·론스타 승소로 존재감 ↑
여권도 잘했다는데 국힘 지도부는 '냉대'
'찬탄' 앙금…張, 소득 없는 '장외집회'만
"이럴거면 분당" 주장도…"韓 활용 불가피"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 야권의 '블루칩'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어 정부의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신청 사건 승소까지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면서다. 다만 정작 한 전 대표가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의 지도부는 그의 존재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쓸 수 있는 전략 자산을 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0시 서울중앙지검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가 최종 결정되자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가장 먼저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민국 검찰이 자살했습니다"라는 강한 메시지를 내며 당 공식 논평(오전 8시)보다 먼저 반응한 것이다. 같은 날 장동혁 대표가 국회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보다 한동훈이 더 날카롭다'는 평가도 나왔다.

스포트라이트는 계속됐다. 지난 18일 정부가 론스타와의 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신청 사건에서 최종 승소하면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법무부장관 재임 당시 취소소송 신청을 직접 결정해 정부가 국민 혈세 4000억을 아끼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판결 직후 '이재명 정부에서 완성한 일'이라고 평한 정부·여당을 향해 한 전 대표가 "자화자찬 말라"고 전방위 공세를 펼치자, 김민석 총리와 정성호 법무부장관 등 여권 고위급도 '한 전 대표의 공은 인정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떨떠름한 분위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0일 론스타 승소 판결 이후 처음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을 향해 "본인들의 외교성과라 자화자찬하는 모습이 황당함을 넘어 철없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한 전 대표의 이름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장동 항소 포기 역시 한 전 대표의 역할을 추켜세우는 당 핵심은 없었다.

오히려 한 전 대표를 깎아내리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론스타 사태를 자신의 영웅서사로 만들려는 '한'가로운 사람이 있다"며 "론스타 ISDS는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닌 20년에 걸친 국가 전체의 작업"이라고 그와 각을 세웠다. 자당 인사의 공이 뚜렷함에도 한 전 대표가 지난 12월 대통령 탄핵 가결을 주도했다는 기억을 가진 현 당 주류 친윤(친윤석열)계가 그를 의도적으로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17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지도부가 대여 투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도, 정작 여권과 싸우기 전에 중도층 소구력까지 갖춘 당내 인사와 척을 지며 유리한 국면을 당 분위기 반전으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주도로 이번 주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대장동 항소 포기 규탄 전국 순회 장외집회를 예고했지만, 앞선 장외투쟁 대부분이 '윤어게인' 등 극우세력과의 연결성만 부각되며 오히려 지지율에 역풍이 됐다.

쇄신파로 분류되는 한 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도부가 지지율 상승을 위해 모든 우파 세력과 연대해야 한다면서, 파급력을 가진 채널인 한 전 대표에게는 아무런 신호가 없는 게 모순"이라면서 "장외집회 동원력도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릴레이 집회가 특히 중도층 표심 확대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지지층은 이미 결집돼 있는데, (한 전 대표라는) 좋은 자산을 버리고 당이 어려운 길을 골라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도부가 존재감을 키워가는 한 전 대표를 밀어내면서, 보수정당 존속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당'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이대로는 못 간다. 제정신파와 제정신 아닌 파로 나눠야 산다"고 직격했다. 그는 현 당권파를 "극우음모론 세력과도 손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윤어게인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이들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아니라 한동훈 세력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선전할 유일한 길은 중도확장"이라며 "능력과 별개로 내란·극우 이미지를 희석할 만한 상징성을 가진 몇없는 당내 인물이 한동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선 공천권을 쥔 장 대표도 결국 자신과 당을 살리려면 한 전 대표의 선거 내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이 경우 장 대표의 '중도확장' 진정성과 맞물린 한 전 대표의 반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선이든 재보선이든 이번에 당선되지 못한다고 한동훈의 정치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상식 대 비상식의 문제인데, 윤 전 대통령 면회, '우리가 황교안이다' 발언 등 지도부의 현재 행보가 계속되면 한 전 대표가 공천에 목을 맬 이유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한 '당원게시판 논란' 등이 향후 그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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