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장밋빛 약속은 넘쳤는데 정작 구체적 로드맵도, 실효성 있는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
30번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렸는데 여전히 ‘공염불’만 외치면서 관련 회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회의를 위한 회의'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욌다.
세계자연기금(WWF)은 브라질 벨렝에서 2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30, COP30)에 대해 일부 진전은 있었는데 핵심 과제인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을 위한 실질적 로드맵 마련에는 실패하며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큰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COP30가 열렸던 지난 15일 브라질 벨렝 시내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행진에 65개국 5만여 명이 참여해 화석연료 중단, 아마존 보호,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WWF]](https://image.inews24.com/v1/56b75d7ecb26e8.jpg)
지구 평균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1년 내내 1.5°C를 초과한 이후 열린 첫 기후 정상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 결과만으로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대전환적 조치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의장국은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을 위한 국제적·과학기반 협의 추진 △열대우림보전기금(Tropical Forests Forever Facility, TFFF) 신설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참여 확대 등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일부 조치는 COP30 합의문 서문에 언급되며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킨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다만 해당 의제들은 핵심 전환 의제의 공식 합의 부재를 메우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WWF는 지적했다.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총괄이자 COP20 의장을 역임한 마누엘 풀가르-비달(Manuel Pulgar-Vidal)은 “이번 COP30은 ‘진실의 COP’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장밋빛 약속은 넘쳤는데 정작 구체적 로드맵도, 실효성 있는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를 공식 문서에 언급하지 못한 현실은 각국 정부가 과학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핵심 분야인 적응(adaptation)과 기후재원(finance) 역시 실질적 진전 없이 마무리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정책 총괄 페르난다 데 카르발류(Fernanda de Carvalho)는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 출범과 액션 아젠다 개편 등은 의미있는 출발점이었는데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취약국을 위한 적응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핵심 기후재원은 끝내 최종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파리기후변화협약 10주년을 맞은 올해 국제사회가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패”라고 진단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이번 COP30은 일부 진전이 있었는데 여전히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과제와 간극이 존재함을 확인시켜 줬다”며 “특히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 로드맵이 공식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COP30에서 탈석탄동맹 참여 등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았는데 여전히 구체적 실행계획은 부족하다”며 “산업·무역 구조 전환을 위한 명확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로드맵과 기후재원 확대 방안을 토대로 한 실질적 이행은 앞으로 한국의 기후 리더십은 물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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