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남북평화 구축되면, 한미연합훈련 안 하는 게 바람직"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선제적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와 관련해 "남북 간 평화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안 하는 게 바람직하나 지금 단계에선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얘기할 것이지, 지금 미리 어떤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다. 선제적으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면 그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별로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합동군사훈련 이런 것 안 해도 되지 않느냐"며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쉽게 얘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남북 관계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며 "북한 측이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도 없어서 아주 극단적인 발언, 또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북한이 3중 철조망을 치고 있다"며 "경고사격을 하고, 넘어가고 언제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까지 왔다"고 우려했다.

또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철천지원수'로 남북 관계를 규정하면서 대화와 접촉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며 "아무리 적대적인 국가 사이에서라도 비상 연락망이나 핫라인을 가져야 한다. 오른손으로 싸우더라도 왼손으로는 악수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 남북은 완전히 단절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현 한반도 상황을 초래한 데에 전임 정부와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흡수통일 같은 얘기를 왜 하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충격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정치인들이 책임도 못 질 얘기를 쓸데없이 하면서 갈등만 격해지지 않았느냐"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통일 대박론'을 겨냥해선 "갑자기 통일을 얘기하면서 '대박' 이런 얘기를 하니까 북한이 '(남한에서) 쳐들어오는 것 아니냐'면서 철조망을 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무인기를 보내고 대북 방송을 재개해 북한을 자극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약을 올리니 얼마나 긴장하겠느냐. 대북 방송은 쓸데없이 왜 하나. 서로 방송하고 서로 괴로워하는 그런 바보짓이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이어 "국가가 업보를 쌓은 것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