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김민지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신약 청탁 의혹을,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수사자료 입수 경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을 요구했지만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서 이날 청문회는 증인 없이 '맹탕 청문회'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보다는 일방적 의혹 제기와 반박이 이어졌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0636a6c7415a7.jpg)
울먹인 김승원…가족 조합 의혹에 "학부모들이 다 결정"
이날 먼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김 후보자 가족의 한국아동발달사회협동조합 관련 의혹이었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원장을 맡고 장남도 근무하면서 야권에서는 '가족 조합'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조합은 지난 4년간 정부 바우처로 8억7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자와 장남의 경우 월평균 약 350만원과 306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 초반부터 이 의혹을 놓고 언성을 높였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혈세에 빨대', '국민 세금으로 배불렸다'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발달장애 학부모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비판하자, 주 의원은 김 후보자 배우자가 수원시 관계자로부터 바우처 제공기관 지정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녹취록을 들었나. 오늘 아침 음성 녹취록부터 듣고 말씀하라"고 맞받았다.
공방은 곧 고성으로 번졌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주 의원을 향해 "악마"라고 말하자 주 의원은 "(바우처의) 40%를 가족들이 빼먹는 게 악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해당 조합이 발달장애 아동 학부모들이 참여해 설립·운영하는 곳이라며 야당의 의혹 제기가 장애인 가족들에게까지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맞섰다.
김 후보자는 "발달장애 학부모들이 조합을 만들어서 대표자도 그중에 학부모님이 대표하시고, 운영이라든가 제 아내에 대한 급여와 근로조건 등 모든 것을 학부모들이 다 결정하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발달장애) 아이들의 부모님이 나중에 돌아가시거나 아내가 나중에 힘이 없어지거나 죽게 되면 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만한 사람으로 저희 아들에게 그 일을 맡기겠다 하더라"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dd2b9fb4a6dcb.jpg)
신약 임상승인 의혹…"국힘도 신속 절차 목소리 내"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첨예한 쟁점은 제약회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승인 과정에서 의원 신분이었던 김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청탁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총력 방어전에 나섰다. 김한규 의원은 청탁금지법 제5조 2항 3호를 근거로 들며 청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폐지 또는 정책·사업·제도 및 그 운영 등의 개선에 관하여 제안·건의하는 행위는 청탁금지법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후보자와 민주당은 공익 목적 민원이었다고 방어해왔다.
김 후보자는 "주말에 지역을 다니면 하루에도 10개 이상의 민원을 접수하게 되고, 그중에 판단해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들은 민원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면서 "보좌진을 통해서 업무를 지시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고 해명했다.
또 청탁 의혹이 제기된 시점을 언급하며 "당시에 코로나로 많은 국민이 돌아가시는 상황이어서, 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것에 모두 집중하는 (시기)였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도 임상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권하에서 제가 우려하시는 불법 사유가 있었으면, 저는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없었고 아마 구속되거나 재판받고 있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27일 알선뇌물약속 혐의를 받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7563f231d4aaa.jpg)
제넨셀, '동물 임상실험 조작'…김 후보자 "문과라 몰랐다"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의 동물 임상실험 자료 조작 문제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저는 문과다. 치료제에 대한 성능이라든가 그런 것은 제가 알 수가 없다"며 "그 부분은 제가 감당하거나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 2021년 10월 12일 제가 민원을 전달하고 나서 그 후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전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은 2022년 임상 2상 시험 과정에서 93명에게 투약됐다. 앞서 해당 후보물질은 햄스터 투약 실험 과정에서 고용량 투여군 5마리 중 1마리가 약물 역류·토혈 증상을 보인 뒤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제넨셀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해선 제가 만약 장관이 된다면 맨 먼저 나서서 그분들이 당하신 고통이라든가, 고통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펴서 책임 있는 자에게 수사가 필요하면 수사를 하고, 피해 회복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더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제넨셀에 투자한 세종메디칼은 지난 2021년 10월 19일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63억원에 인수하고 전환사채 50억원도 인수했다. 그 당시 주가는 임상승인 기대감으로 급등했다가 같은 달 26일 임상시험 승인 발표 직후 대량 매도로 폭락했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넨셀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과 그 과정에서 주주들이 어떻게 피해를 입게 되었는지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755c27d707c2a.jpg)
김 후보자 "한동훈, 민주주의의 적"...한 의원 "이런 사람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청문회장 밖에서 김 후보자를 겨냥한 '장외 청문회' 행보를 이어갔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김승원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저 한동훈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했다"며 "김 후보자의 의혹을 처음 문제 제기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민주주의의 적이 된다면 적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제기한 한 의원을 향해 "왜곡, 짜깁기 등을 통해 국민의 여론을 오도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큰 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김 후보자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 전 (법무부) 장관이 제출한 자료는 저와 관련된 수사와는 범위가 벗어난 자료들도 있다. 압수수색 대상도 아니고, 압수수색했다고 하더라도 검찰에 있어야지 외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자료들인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한 의원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을 다시 거론하며 "이런 사람을 대한민국 법무부의 수장으로 기어코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맞받았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향후 정국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늘 있었던 통상적인 일처럼 보여도 어떤 순간은 역사의 분기점이 된다"며 "바로 김승원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승원이 이재명 정권의 법무부 장관이 되는 순간 이재명 정권은 몰락하게 될 것"이라며, 논란에도 임명이 강행될 경우 대응을 묻는 질문에는 "만약 이런 사람을 임명하는 정권이라면 3년은 너무 길다"고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f4b792a3c26df.jpg)
국회 법사위는 민주당 주도로 이날 후보자 검증 이후 '적격' 결론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시도할 전망이다. 하지만 여야 양측의 이견이 큰 만큼 법사위 차원의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만약 여야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이후에도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김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다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이 대통령이 오는 18일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관련 입장을 밝히며 직접 여론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4a5fcdf1d6b6a.jpg)
국회 '김승원 청문회'...서울서부지법에선 양씨·강씨 재판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김 후보자의 '제넨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연루된 사업가 양모씨와 제넨셀 창업자 강세찬씨의 재판이 열렸다.
양씨와 강씨는 제넨셀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을 신속하게 검토·승인해 달라고 김승원 당시 의원에게 부탁하고, 그 대가로 김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양씨는 이와 별도로 임상승인 청탁을 알선한 대가로 제넨셀이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구스타의 전환사채(CB) 6억원어치를 인수하게 하는 등 재산상 이익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당초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검찰 구형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재판부가 추가 심리를 결정하면서 결심 절차는 오는 11월로 미뤄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강씨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별도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이달 30일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 그 결과를 확인한 뒤 오는 11월 12일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공동=라창현 기자(ra@inews24.com),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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