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발표한 후 서울 첫 분양 단지들이 차례로 흥행을 기록했다. 입주까지 수년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요자가 청약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오티에르 포레 견본주택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 2025.07.04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311c4cc3500572.jpg)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5가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8일 1순위 청약 결과 83가구 모집에 1만5882건 접수돼 평균 경쟁률 191.35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오티에르 포레'도 수요자가 몰렸다. 단지는 40가구가 시장에 나와 청약통장 2만7525개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688.12대 1이다. 전용 59㎡A타입 15가구 모집에는 해당지역(서울시 거주자) 기준 1만1575명이 접수해 경쟁률 771.67대 1로 마감됐다.
업계에서는 두 단지 흥행을 예상하고 있었다.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92가구 모집에 8066명이 접수했고 오티에르 포레는 48가구 모집에 1만1181명이 몰렸다. 각각 평균 경쟁률 87.7대 1과 232.9대 1로 흥행했다.
이번 청약은 지난달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6.27대책) 이후 처음 진행한 서울 청약이라는 점에 수요자 관심이 모였다. 두 단지 모두 규제 시행일인 28일 이전에 모집 공고를 내 규제 적용을 피했다. 이에 잔금을 낼 때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당첨자의 자금 조달이 비교적 수월하다.
다만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되면서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조달할 수는 없다. 보증금을 전세대출 없이 낼 수 있는 세입자를 대상으로만 전세 계약을 맺거나 다른 방법으로 잔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세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분양 시장에서도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규제를 시행한 후 입주를 시작한 단지 중에서도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메이플자이'와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대출 규제 전 전세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아 피해가 덜했지만 이후 입주하는 단지들은 전세 세입자를 못 구하 자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분양한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와 오티에르 포레는 입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수요가 몰렸다고 진단했다.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2029년 1월, 오티에르 포레는 2027년 7월 입주 예정이다. 현재 시점에서 보유한 현금이 없는 고소득자는 입주까지 잔금 납부를 위한 자금을 모을 기간이 길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따라 주담대 받을 수 있어 기존 주택을 매수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
![오티에르 포레 견본주택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 2025.07.04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01bb6b91d93d8e.jpg)
두 단지 이후 분양 단지는 정부의 대출규제 적용 단지다. 주담대 한도가 6억원 이하로 제한되면서 자금 여력이 크게 줄었고 전세를 통한 잔금 마련도 어렵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없다면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잔금 납부가 어려워 청약 접수 건수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대출 규제를 또 다른 기회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인근 단지 대비 저렴한 가격에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 상반기 분양을 앞둔 후분양 단지도 수요자의 관심을 모은다. 해당 단지는 분양 후 입주까지 단기간에 입주해야 해 잔금 마련 기간이 짧다. 송파구 '잠실르엘'이 올해 하반기 분양 후 내년 1월 입주 예정이고 서초구 반포동 '오티에르 반포'는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분분양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같은 지역 '래미안 트리니원' 또한 내년 8월 입주를 앞둔 내년 상반기 분양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들 단지 모두 수요자가 선호하는 강남권 입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잔금을 마련할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로 보고 있다. 세 단지 중 '래미안 트리니원'을 제외하면 일반분양 가구수가 100가구 미만인 만큼 자본력을 갖춘 수요자가 모여 높은 경쟁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분양과 입주까지 기간이 짧은 후분양 단지는 입주만 할 수 있으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한 단지"라며 "현금이 부족하면 청약을 할 수 없어졌지만 핵심 입지 분양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강남권 후분양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일반분양 물량이 100가구 미만인 단지가 다수"라며 "정부 규제로 청약 접수 건수가 줄어도 충분한 수요가 청약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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