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윤석열 전(前) 대통령이 파면되고 '장미 대선'이 가시화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이 회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최종 인용 선고를 내렸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생중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9fb6d2d09acde4.jpg)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탄핵 정국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이후 제약·바이오 산업은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생산 비용이 높아진 데다, 투자 심리까지 위축되며 작지 않은 타격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높은 제약 기업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0년 36.5%에서 2021년 24.4%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11.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10% 이하로 추정된다. 원료의약품 구매는 대부분 달러로 이뤄진다. 한국바이오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 산업의 주요 이슈로 '투자 심리 위축'이 전체의 7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투자 심리가 다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여야 모두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대 대선 과정에서 강조된 정책 지원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 확대 같은 공약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협의가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의정 갈등이 해소될 경우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신약 임상시험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고, 환자 치료와 처방 확대에 따른 치료제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의정 갈등 이후 병원 수액제 사업 매출에 차질을 빚은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최종 인용 선고를 내렸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생중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1c32709a428496.jpg)
증권가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조기 대선 국면으로 AI(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등 외에 바이오에 대한 지원 기대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탄핵 인용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식·외환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며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새로운 정권과 공약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탄핵 결정이 환율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의 관세 리스크로 인해 환율이 1300원대까지 내려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최근 원화는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때문에 약세를 보였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환율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환율은 1400원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출범 예정이었던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지연 끝에 올해 1월에야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보건·의료, 식량, 환경, 에너지 등 바이오 전 분야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을 논의·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업계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출범 두 달 만에 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이 위원장직을 맡기로 한 만큼, 위원장의 부재가 위원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원회가 대통령령에 근거해 출범했기 때문에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 그동안 진행해온 바이오산업 지원 정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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