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이 시뮬레이터는 실제 KF-21 조종 환경과 99% 이상 동일합니다. 공군 전투 조종사들이 실제 비행에 앞서 유사한 공중 상황을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이론 교육과 실습을 거친 후 실제 비행에 나설 수 있도록 활용됩니다."
![지난 11일 우주항공도시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을 찾아 실제 전투기 조종 환경을 99% 구현한 KF-21 시뮬레이터를 타봤다. 사진은 T-50 시뮬레이터. [사진=KAI]](https://image.inews24.com/v1/057f4f8a9afb44.jpg)
지난 11일 우주항공도시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을 찾아 실제 전투기 조종 환경을 99% 구현한 KF-21 시뮬레이터를 타봤다.
전투기 조종석에 앉는 순간 마치 진짜 조종사가 된 기분이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화면에는 시원하게 뻗은 활주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왼손은 스로틀(엔진 추력 조절장치)에, 오른손은 조종간에 올렸다. 스로틀을 천천히 앞으로 밀고 조종간을 조심스레 뒤쪽으로 잡아당기니 순식간에 속도가 붙고 전투기가 달려 나가며 이륙했다.
그 순간 눈앞에는 하늘이 가득 펼쳐졌고, 진짜 하늘로 들어선 듯했다. 하지만 그 감동도 잠시 전투기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기울어졌다.
조종간은 묵직하면서도 예민했다. 손에 힘이 조금만 들어가도 전투기는 한쪽으로 기울었다. 다시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이자 전투기는 다시 수평을 되찾았다.
조종간을 당겨 고난도 기동비행에 도전했다. 전투기는 360도로 빙글빙글 돌며 공중에서 묘기를 펼쳤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 재밌으면서도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이후 착륙 모드 버튼을 누르니 다시 긴장 상태가 됐다. 멀리 활주로가 눈앞에 다가왔다. 계기판을 바라보며 고도를 천천히 낮추고 중심선을 맞추기 위해 미세하게 방향을 조정하며 속도를 줄였다.
랜딩기어를 내리고 수평을 잘 맞춰 착륙 준비 완료했다. 무사히 착륙하겠다고 안심하는 순간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멈췄다.
"이렇게 되면 추락한 거예요." 옆에서 지켜보던 강효석 M&S사업3팀 수석연구원이 웃으며 말했다.
부드럽게 내려앉을 줄 알았던 전투기가 활주로 끝자락 그대로 떨어지며 착륙에 실패했다. 속도와 각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탓이었다. 가상현실 화면 속 상황이었기에 다행이지, 만약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찔한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시뮬레이터의 몰입도는 놀라웠다. 미세한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실제 훈련 상황에 충분한 연습이 될 것 같았다.
![지난 11일 우주항공도시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을 찾아 실제 전투기 조종 환경을 99% 구현한 KF-21 시뮬레이터를 타봤다. 사진은 T-50 시뮬레이터. [사진=KAI]](https://image.inews24.com/v1/17b5ab6e86270d.jpg)
KAI는 고정익, 회전익, 해상, 수중 등 지·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시뮬레이터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사업 실적으로 KAI의 국산 항공기종인 KT-1 시뮬레이터, T/TA/FA-50 훈련체계, KUH-1 훈련체계, LAH 훈련체계와 개발 중인 KF-21 훈련체계, MAH 훈련체계가 대표적이다.
T-50 계열 시뮬레이터의 경우 이라크,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돼 7개국 53대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시뮬레이터 체험 외에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전투기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는 전자식기술교범(IETM)도 체험해 봤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3차원 가상 세계로 정비사가 정비 과정에서 기술 지원이 필요한 경우 원거리에 있는 엔지니어로부터 실시간 원격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자 눈앞에 KF-21 내부가 생생하게 펼쳐졌다. 컨트롤러를 살짝만 움직여도 KF-21 내부를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전투기를 해체하지 않는 이상 볼 수 없는 내부 장비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부품 위치와 모양, 움직임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고 수리 과정을 익히는 것도 쉬웠다. 특히 현실에서는 작동할 수 없는 기총 발사 과정 등을 VR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책자형 교재보다 훨씬 현실감 넘쳤다.
여기에 KAI 정비사와 공군 정비사가 가상공간에서 만나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정비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11일 우주항공도시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을 찾아 실제 전투기 조종 환경을 99% 구현한 KF-21 시뮬레이터를 타봤다. 사진은 T-50 시뮬레이터. [사진=KAI]](https://image.inews24.com/v1/9501fa64717aea.jpg)
조유준 지원체계개발1팀 책임은 "예전에는 책으로 보던 것을 3D화면으로 패드나 노트북을 통해 볼 수 있어 이해도를 높였다"며 "실제로 정비사들이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접목해 차세대 아이템을 꾸준히 연구할 것"이라며 "올해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인 아덱스 2025에서 더 진화된 기술을 적용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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