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생물체의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의 경우 식균작용이 감소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건국대 안윤주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 현영민 교수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가 감염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공동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다양한 박테리아가 서식하는 토양의 환경에서 서식하는 지렁이 역시 인간처럼 면역기능이 정상적이어야만 토양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에서 지렁이의 면역력이 떨어졌다. [사진=한국연구재단]](https://image.inews24.com/v1/1539f388e47100.jpg)
현재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을 고려한 환경독성평가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토양생물 영양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렁이를 포함한 토양 서식 생물체에서의 면역독성을 규명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면역세포의 주요 기능 중 병원균에 대한 식세포작용(phagocytosis)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식세포작용이란 살아있는 식세포가 체내의 이물질,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 따위를 섭취해 이들을 제거하는 작용으로 식균작용이라고도 한다.
연구팀은 국내 서식종인 붉은줄 지렁이를 대상으로 1μm(마이크로미터) 폴리스티렌(polystyrene)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경우, 면역세포 식균작용과 음세포작용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확인했다.
어떤 세포에서는 식세포작용과 같은 일이 액체 물질에 대해 이뤄져 이들을 세포 내로 받아들이는데 이것을 음세포작용이라고 한다.
먼저 형광도립현미경을 이용해 생체 외 노출 환경에서 지렁이 면역세포 중 아메보사이트(amoebocytes)가 미세플라스틱을 30분 내로 내재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지렁이 면역세포가 24시간 동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경우, 세포사멸 영향은 없었는데 토양에서도 검출되는 병원균인 대장균에 대한 식균작용이 노출농도 1mg/L에서부터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양 실험에서도 0.1%의 농도로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에서 지렁이가 2주 동안 노출되자 생존율에는 영향이 없었다. 면역세포가 식균작용, 음세포작용에서 각각 대조군(100%) 대비 40%, 29%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지렁이 면역세포가 병원균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능력인 식균작용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최초로 보고한 것으로 과학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Microplastic pollution inhibits the phagocytosis of E. coli by earthworm immune cells in soil)는 환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3월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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