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기아가 전기차(EV)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첫 번째 EV 세단 'EV4'를 출시했다.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EV 시장에서 새로운 유형의 혁신적인 실루엣으로 기아가 추구하는 차세대 전동화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2fa14de2cd7d8.jpg)
EV4 시승은 지난 23일 경기도 하남에서 광주시 일대를 오가는 왕복 약 66km 구간에서 진행했다. 도심 일반도로 주행을 비롯해 고속도로와 지방도, 국도를 고르게 거치는 코스로, 고속주행을 비롯해 와인딩(구불구불한) 코스를 지나며 승차감과 주행성능, 전비효율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EV는 우선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준중형 세단이면서 해치백 스타일에 가깝다. 낮게 떨어지는 후드 앞단에서부터 트렁크 끝단까지 전체적인 라인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기존 세단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된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8880164e3ce9e.jpg)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공기역학적 설계도 전체적인 디자인과 조화를 이룬다. 기아는 EV4에 휠 갭 리듀서와 17인치 공력 휠을 적용하고 휠아치 후방 곡률 형상을 다듬어 휠 주변의 공기흐름을 최적화했다. 아울러 냉각 유동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퍼 일체형 액티브 에어 플랩(공기 덮개)을 탑재해 냉각 저항을 개선했다. 또 사이드 실 언더커버, 3D 곡률 형상의 전·후면 언더커버 등 총 8종의 차체 하부 부품으로 공기 흐름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EV4는 기아 차량 중 가장 우수한 공력성능인 공기저항계수 0.23을 달성했다. 여기에 81.4킬로와트시(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최대 주행가능거리 533km를 확보했다. 지금까지 나온 현대차그룹의 전기 차 중 가장 길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0c527cd5ea738.jpg)
넉넉한 실내와 적재 공간으로 활용성도 높였다. 전장 4730mm, 축간거리 2820mm, 전폭 1860mm, 전고 1480mm의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여유로운 헤드룸(머리 위 공간) 공간과 레그룸(다리 공간)을 확보했다. 또 동급 최대 수준인 490리터(L)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고, 트렁크가 열리는 면적을 넓혀 적재 시 편의성과 활용성을 높였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6f21332aa2d93.jpg)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은 공간 활용성과 거주 편의성을 높인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은 전방으로 80mm 확장할 수 있어 1열 승객이 정차 중 업무나 식사를 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콘솔 암레스트(팔걸이)를 2열을 향해 수평으로 열 수 있는 '회전형 암레스트'를 기아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2열 승객도 하나의 테이블처럼 이용할 수 있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97e462037ccf6.gif)
운전자 중심의 디자인도 돋보인다. EV4는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5인치 공조·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세 개의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테마에 KBO 리그와 협업한 신규 테마를 적용한 점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한다. KBO 테마는 10개의 리그 소속 야구 구단 테마 중 원하는 테마를 구매 후 적용할 수 있다. 테마를 적용하면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테마가 각 구단별 특징과 마스코트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변경된다. 시승 차량에는 기아 구단의 테마가 설정돼 있었는데, 내비게이션의 아이콘이 기아의 마스코트가 표시되는 식이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4f7a87859edb5.jpg)
디스플레이 하단에 적용된 히든 타입 터치 버튼은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전 중 직관적인 조작이 필요한 미디어 전원·음량, 공조 온도·풍량 기능은 사용 편의성을 고려해 에어 벤트(공기 배출구) 아래에 물리 버튼으로 적용됐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ac64372f81c72.jpg)
주행 안정감도 높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탑재된 특성상 차체 무게 중심이 낮다. 이러한 특성은 차고가 높은 전기 SUV도 안정감을 높일 수 있게 기여하는데, 차체 자체가 낮은 세단인 만큼 코너링 등에서도 바닥에 착 붙어 흔들림이나 한쪽으로의 쏠림이 적은 안정감을 보였다.
현대차그룹 최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한 전비효율은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다. 시승 코스의 반환점에서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24km 구간에서 평균 전비는 9.7km/kWh를 기록했다. EV4의 공인 전비는 복합기준 5.8km/kWh(2륜 17인치 휠 기준)인데, 실제 주행에서 이를 훌쩍 뛰어넘는 효율을 보였다. 이제 더 이상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전기차 선택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4'.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54f716c5f3e98.jpg)
EV4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거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회생제동은 주행 중 제동이 걸리면, 이를 전기 에너지로 다시 회수하는 것이다.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i-페달'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i-페달 3.0'이 적용돼 운전 편의성과 승차감이 향상됐다. 주행 중 회생제동을 활성화했을 때 경험하는 특유의 울컥거림 등이 덜한 느낌이다.
EV4는 0~3단계로 회생제동을 운전자가 조정해 선택할 수 있고, 또 '자동(auto) 모드'로 선택할 수도 있다. 특히 '자동 모드'로 주행할 때, 곡선, 요철 구간을 만나거나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는 회생제동 강도를 차량이 알아서 높였다. 회생제동 시스템이 기존에 효율의 장점에 안전까지 더하며 더욱 똑똑해졌다.
EV4는 앞으로 나올 전기차 세단 모델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기다렸던 운전자들에게 전기차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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