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경선 후보.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d8b3050c7ced7.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는 26일 결선 진출 전 마지막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 정책공약의 허점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을 두고 나머지 후보가 '현실성이 없다'고 에워싸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2차 경선 4강 토론회에서 한 후보를 향해 "제가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광교·판교·고덕·다산 등 여러 도시를 만들어봤는데, 집 한 채 짓는데 2년 걸린다"며 "서울과 똑같은 훌륭한 도시를 2년 만에 전국 지방에 5개를 만들겠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한 후보는 이에 "제 공약을 오해하신 것 같다"며 "5대 메가폴리스는 없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규제제로특구와 조세제로펀드를 통해 지방도시를 서울과 경쟁할 정도로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공약의 현실성 부족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그는 "(공약이) 메가폴리스 5개를 그냥 만드는 게 아니다. 한 후보 공약에는 국제학교·과학고 등 신설과 교통 인프라 구축이 포함돼 있다"며 홍 후보에게 "경남지사와 대구시장을 했던 입장에서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불가능한 얘기"라며 김 후보 말에 동의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 공약은) 허황된 공약"이라며 "제대로 신도시를 만드는데 10년이 걸리고, 기존 도시를 리모델링하는데도 10년이 걸린다. (한 후보) 공약을 보고 '알고 공약을 하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김·홍 후보의 협공이 이어지자 한 후보는 "두 분이 제 설명을 들으려하는 것 같지 않다"며 "없는 도시에 아파트를 짓는 게 아니라 중앙 차원에서 대도시를 지정해 집중 지원한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에 "한 후보가 2년이 아니라 5년 만에 5개 메가폴리스를 만든다고 하면, 제가 (대선 후보를) 지금 사퇴하고 한 후보를 업고 다니겠다"고 맞받았다.
같은 반탄(탄핵 반대) 후보인 홍 후보와 김 후보 사이에는 '역사관'을 두고 불꽃이 튀었다.
홍 후보는 김 후보가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에 나와 '일제시대 우리 국민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지금에라도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일제시대 우리 국적이 김 후보 주장과 같이 일본이면, 을사늑약이라는 말이 나올 수가 없다"며 "그런 주장이면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의 독립운동은 내란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주장은) 뉴라이트 역사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후보는 기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뉴라이트 역사관이 아니다"라며 "당시 우리 국적이 일본이 아니라면 왜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았고 우리가 왜 독립운동을 했나. 우리가 국적을 찾고 대한민국 국가를 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경선 후보.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74a9d35c55b75.jpg)
또 찬탄(탄핵 찬성) 후보인 안 후보와 한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시 서로의 행적을 놓고 맞붙었다.
한 후보는 안 후보에게 "계엄과 탄핵에 대해 여러 비판적인 말을 했는데, 안 후보 같이 정의감과 국가관이 투철하신 분이 제가 의원들 단체방에 '본회의장으로 와달라'고 했는데도 비상계엄 해제 표결은 왜 안하셨는지 의아하다"고 물었다.
안 후보는 이에 "문자가 4통이 왔고, 최종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가 당사로 오라고 했다"며, "저는 당시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소통이 잘 되고 있는 줄 알았고, 당사에 있는 의원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한 후보의 당 장악력 부족을 꼬집었다.
국민의힘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두고는, 안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경선 종료 이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한 후보는 "여러 아이디어를 막 내는 거 자체가 우리의 역동성"이라며 "함께해서 반드시 이재명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권한대행은 평생 공무원을 한 '늘공'"이라며 "훌륭한 인품과 경륜을 갖춘 분이다. 이런 분이 국민의힘 후보로 함께 노력한다는 건 국민 여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처음엔 비상식으로 봤다"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대행을 뛰어넘지 못하고 어떻게 이재명을 잡겠나. 당원들 요구가 많다"고 했다.
반면 안 의원은 "한 대행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있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문가이고, 대선 관리도 해야 한다"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경선 후보.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aa53b0c6e6e3c.jpg)
대선 경선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계엄·탄핵에 대한 당 차원의 사과 필요성'을 두고는 찬탄·반탄 후보 간 입장이 갈렸다. 찬탄파인 안 후보가 나머지 세 후보에게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반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저히 이재명에게 이길 수 없다. 국민께 지금이라도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한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밤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줄곧 반복해서 대단히 많은 숫자로 이미 사과했다"며 "제가 (당시) 당대표로서, 그리고 하나의 정치인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반면 홍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그때 생각하겠다"고 했고, 김 후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를 물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하고, 탄핵당하고, 파면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30명 넘는 줄탄핵과 특검, 예산 전면 삭감 등 많은 원인이 있었다. 이런 부분이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자인 안 후보는 "(사과를) 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이라고 꼬집었다.
경선 토론회를 모두 마친 국민의힘은 오는 27·28일 진행되는 당원투표와 역선택 방지조항이 적용된 여론조사 50%를 각각 반영해, 29일 결선에 올라갈 2명의 후보를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4인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바로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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