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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꼼꼼히 따진다"…재건축 '옥석가리기'


미아9-2구역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수의계약 입찰
상계주공5단지 1차 입찰서 무응찰로 유찰돼⋯재입찰 나설 듯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높아지는 공사비에 자금조달 리스크 등이 어우러지며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에서도 시공사 찾기가 쉽지 않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선별 수주 전략에 나선 건설사들이 정비사업별 입찰 조건을 꼼꼼하게 따지면서다. 경쟁 입찰이 성사되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여서 수의계약이 일반화하는 분위기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미아9-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오후 2시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입찰 진행했는데 현대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단독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아9-2구역 조감도. [사진=미아9-2구역 조합]

조합 관계자는 "현대사업단만 입찰에 참여했다"며 "향후 일정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미아9-2구역은 지난해부터 현대사업단이 관심을 두고 홍보에 적극적이던 사업장이다. 두 차례에 걸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현대사업단이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 선정 가능성이 높았지만, 지난해 말 강북구청이 두 건설사의 불법 홍보 문제를 지적하면서 입찰이 무효가 된 바 있다.

이에 올 들어 조합이 시공사 선정 공고에 나서면서 두 차례 걸쳐 유찰되며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찾게 된 것이다. 미아9-2구역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10만2371㎡를 개발해 지하 6층~지상 25층 22개동, 1758가구 단지를 조성하는 재건축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6358억원으로 3.3㎡당 720만원 수준이다. 컨소시엄을 허용했다.

같은 날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의 첫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도 유찰됐다.

건설사들의 관심도가 높아 한 때 유효 경쟁 입찰 성사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막상 시공사 입찰 마감이 다가오면서 유력하게 입찰이 점쳐졌던 건설사들이 줄줄이 포기했다.<관련 기사 본지 2025년 3월 10일자 '"분담금 갈등 없을까"⋯노원 재건축 '재시동' [현장]'>

상계주공5단지 내에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연달아 걸려 있다. 2025.03.06 [사진=이효정 기자 ]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통해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앞서 불리한 시공 조건을 고려해 입찰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조합이 새롭게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3.3㎡당 공사비는 770만원으로, 총 공사비는 3772억원 수준을 제시했다. 컨소시엄은 허용하지 않도록 했다. 단지 규모가 크지 않고 일반분양 물량도 많지 않아 3.3㎡당 공사비가 미아9-2구역보다 높은데도 첫 번째 입찰이 유찰된 셈이다.

1987년 입주해 올해로 39년차를 맞이한 상계주공5단지는 840가구 규모다. 용적률 299%를 적용해 지하 3층 지상 35층, 996가구로 재건축한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노원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보통 두 차례에 걸려 입찰을 진행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계주공5단지는 두 번째 입찰에서도 참여 건설사들이 나타나지 않을지 주목된다.

이처럼 정비사업마다 시공사 선정이 어려운 이유는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수주에 나서기보단 시공 조건을 따져보고 전략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단지의 규모에 따른 일반 분양 물량이나 컨소시엄 허용 여부 조건에 따라 상계주공5단지처럼 관심도가 높았던 단지들도 일단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발을 빼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사업장의 수익성을 봐야 하는데 단지가 작으면 아무래도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공사비가 높게 책정됐더라도 충분히 향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는지도 살펴봐야 하며 이주비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 문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선별 수주의 여러 조건들이 있는데 서울의 핵심지를 중심으로 수주를 하고, 컨소시엄도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2월 공사비지수는 131.04로, 2020년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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