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후 한 달여 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시는 매매가격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겉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제자리를 찾은 듯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부동산 시장을 둘러싸고 '오쏘공(오세훈이 쏘아 올린 공)'이라는 비난 섞인 신조어의 언급 빈도도 줄었다.
하지만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 마냥 안정적이지 않다. 시장은 언제나 변화무쌍할 뿐 아니라 수많은 변수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예상했던 올해 전체 집값 상승분이 이번에 토허구역 해제로 단기간 한꺼번에 올라버린 셈"이라고 일갈했다.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입지의 주택에 수요가 몰릴 요인은 차고넘치던 상황에서 '토허제 해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집값 상승 폭이 전체적으로 둔화된 것이지 집값 상승세 자체가 꺾인 것이 아니라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서울 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구나 토허구역 일대 집주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질대로 높아져 있다는 부분도 무시하기 어렵다. 토허구역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향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학습효과 내지는 기대감이 이미 자리잡았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토허구역 이슈는 수요자들의 선호지역에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게 하는 요인으로 귀결되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정책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우리는 차분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2022~2023년 서울 집값이 하락하던 시기에도 토허구역을 해제하지 않았다가 신고가가 막 터져나오는 시점에 토허구역을 해제함으로써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서울시의 모토와는 전혀 다른 시그널을 시장에 발신했으니 그 책임이 가볍지 않아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 후 정치적으로 몸값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럼에도 '오쏘공'이라는 힐난이 쉽게 잊혀지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가 내년 6월로 1년가량 남아있음도 상기해야 한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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