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가운데, 유통가 총수들도 극비리 회담에 나섰다. 이번 방한의 결과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는 '투톱' 롯데와 신세계의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등지에서 재계 20위권 대기업 총수들과 잇따라 만났다. 회동은 접근이 차단된 호텔 별도 보안 구역에서 진행됐는데, 개별 차담 형식으로 30분~1시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호 경제 협력과 투자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용진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를 직접 초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인사 간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29일 오후 한국에 들어온 직후부터 정 회장 부부와 만찬을 함께 했다. 정 회장은 릴레이 면담 동안 집무실을 지키며 트럼프 주니어 방한 일정 전반을 측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가 머문 호텔은 정 회장 집무실과 같은 건물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와의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갖춘 정 회장이 미국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트럼프 주니어와의 연결 고리를 통해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까지 두루 만나 네트워크를 다진 바 있다.
현재 이마트는 미국 그로서리 시장에서 외형을 키우고 있다. 2018년 미국 자회사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현지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했다. 굿푸드홀딩스는 현지에서 5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PK리테일홀딩스 지난해 매출은 2조2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이마트 자회사 중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3조1001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롯데에서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했다. 신 부사장은 부친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사절단으로 동남아시아를 방문했다가 별도로 중도 귀국했다.
신 부사장은 롯데가 신사업으로 점찍은 바이오 분야에 대한 방향성을 설명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인수·증설한 미국 뉴욕의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국내 위탁개발 생산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내 생산을 시작한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라 현지 의약품 생산기지 건설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선제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를 중심으로 이번 트럼프 주니어와 총수들 간의 만남이 적지 않은 영향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통상 압박이 심해지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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