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14ad0111551ba.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승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30일 당 안팎에서 제기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의 단일화론에 대해 한목소리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는 이날 밤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경선 결승 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 "문재인 정권의 주요 인사가 지금 이 상황에서 빅텐트 명분으로 우리 국민의힘의 당명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와 관련한 김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앞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인 이 상임고문이 국민의힘에 '반명(반이재명) 빅텐트' 참여 조건으로 '내란 청산을 위한 당명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에 대해 "대선 전은 어렵지만 대선 후에는 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저도 그 말을 듣고 황당했다"며 "당명을 바꾸라는 것은 남의 집 아이에게 이름을 고치라는 것과 똑같은 말"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도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빅텐트든 외연 확장이든 좋지만, 기본은 지켜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 몸담았던 인사에게 당의 주도권을 넘기고, 대선 후보 자리를 내어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이 아무리 어려움이 있고, 정치가 혼란스럽더라도 지켜야 할 기본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잘못된 일"이라고 동의했다.
두 후보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동교동계 출신인 정대철 헌정회장을 향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를 두고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는 관련 보도를 거론하며 김 후보에게 "지도부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보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한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개인적으로 논의할 수 있지만, 우회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모양 자체가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48e498c3df7c8.jpg)
두 후보는 '반명 빅텐트'의 필요성과 그 중심은 국민의힘이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빅텐트 구체화 방식에선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해 김 후보는 적극적인 반면, 한 후보는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1일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와 한 권한대행의 단일화가 전당대회 직후여야 하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며 "늦지 않게 국민이 보기에 합당한 방법으로,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단일화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저와 김 후보 사이 국민의힘 경선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기 집중해야 한다"며 "언제, 누구와 단일화를 하는 게 지금 이슈가 되는 것이 우리 당원에게도 예의가 아니고,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후보가 된 다음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라도 협력하겠다"며 "지금은 말을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6ac42c3885906.jpg)
정책 공약에 대해서도 두 후보 간 이견이 적지 않았다. 김 후보가 제시한 '국민연금 가상자산 투자 허용' 공약에 대해 한 후보는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므로 직접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후보는 "위험성은 있지만 충분히 안전장치를 두면 된다"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연기금을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김 후보의 말에 "미국 전체가 아니라 몇 개 사학 등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며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에 일부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의 가상자산 위험성 관련 공세가 계속되자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당 가상자산 관련 7대 공약을 봤는지 모르겠다"며 "당 공약이 기업과 기관의 가상자산 거래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맞섰다.
이에 한 후보는 재차 "그 기관투자는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투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위험한 코인에 투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재반박했다.
핵무장론과 관련해서도 입장이 다소 엇갈렸다. 김 후보는 "핵 추진 잠수함을 미국과 공동으로 만든 후, 소형원자로를 충분히 배치해서 전술핵도 핵추진 잠수함에 실어 한반도 주변에 부정기적으로 순환해서 (북한과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핵 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엔 공감했지만 "우리 잠수함에 핵을 탑재하겠다는 말씀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김 후보는 "미국과 양해가 된다면 그렇다"며 "한미 간에 잠수함을 공동건조하는 데 협력하고, SMR(소형모듈원자로)에서 협력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의 답변에 한 후보는 "우리 핵추진 잠수함에 핵을 넣는 건 우리의 핵무장"이라며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 건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a33c4b563935a.jpg)
이날 토론회는 앞서 진행된 4자 경선 토론회 등과는 달리 후보 간 날선 공방과 네거티브 등은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김 후보는 한 후보의 기업 총수 구속 지휘 이력을 지적하며 "많은 기업인들을 구속하는 것이 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과거 대기업의 부당거래 문제를 수사하고 유죄판결을 받아냈던 것은 그 룰을 지키는 걸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예측가능성, 신뢰의 위기를 넘겨주기 때문이었다"고 받아치며, 김 후보에게 "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기소했다고 말했는데, 수사가 진행되는 일부 과정에 계통에 있던 건 맞지만 기소 결정에 관여한 것 없다"고 정정을 요청을 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그렇다면 제 표현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며, 한 후보에게 "검찰 때 얘기를 제가 했지만, 앞으로 저와 같이 기업을 북돋워주기 위해 협력할 수 있겠냐"고 했다. 한 후보도 이에 "너무 좋다. 김 후보와 함께 그 부분에 대해 손잡고 밀고 당기면서 잘 이끌겠다"고 화답했다.
토론 직후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협력적이고 성숙하게 토론을 이끌어 맞춰줬다"고 했고, 한 후보도 "김 후보가 소상히 설명해줘 많이 배웠다"고 덧붙이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토론회를 마친 두 후보는 다음달 1~2일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를 거쳐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이후엔 한 권한대행과의 '최종 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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