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 간부와의 결혼을 피하려다 스무살 여성이 분신(焚身)해 세상을 떠났다.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칸다하르 주에 위치한 한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4d5209fea41d6.jpg)
2일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비다'라는 이름을 가진 20세 여성은 지난달 27일 아프간 서부 고르주에 있는 자택에서 분신해 세상을 떠났다.
익명을 요구한 친척은 미국 매체 '아무TV'에 수년 전부터 모함마드 라흐마니라는 탈레반 사령관이 아비다와의 결혼을 위해 그의 가족을 압박해왔다고 전했다.
친척에 따르면 탈레반 대원들은 최근 아비다의 집을 급습해 아버지와 오빠를 구금하는 일도 저질렀다. 친척은 "아비다는 자신도 곧 끌려갈 것으로 판단해 분신했다"고 부연했다. 사건 당시 아비다 집 주변에는 탈레반 대원 20명이 에워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TV는 분신 사건 후 탈레반 당국은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결혼을 강요한 라흐마니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칸다하르 주에 위치한 한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5a18a24b08522.jpg)
이와 관련해 아프간 현지 인권단체인 '아프가니스탄 인권 옹호자 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특히 탈레반 대원들이 시골 지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강제 결혼을 일삼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탈레반 대원들의 권력 남용이 만연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활동가·시민단체들은 현재 이번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여성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저지른 자들에 대한 처벌과 탈레반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 조사를 촉구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도 시작했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 2021년 미군 철수 후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뒤 이슬람 율법을 내세워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과 여성 고용을 제한하는 등 인권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현재 여성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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