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국내 대표적 외교·안보·통일 분야 석학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2일 차기 정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된 소위 '가치외교'가 아닌 전쟁을 막는 '예방 외교'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K민주주의와 한반도평화'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c886dde908f92.jpg)
문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K민주주의와 한반도평화'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이재명 후보가 얘기했던 '더러운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라고 한 것에 100% 동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방외교에 역점을 두려면 새 정부에 외교적 상상력, 회복력,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미국·중국·러시아·북한에 할 얘기는 하면서 평화의 목적성을 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국민적 합의를 구해서 평화와 통일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북한이 지난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선 "북한에 영토와 주권을 인정하고 내정을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헌법 제3조에 영토 조항(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이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한 한국 내 토론과 공론화가 없으면 북한이 (대화에) 안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문 교수는 윤석열 정부 3년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진영 관점에 기반해 접근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학자였던 헨리 키신저와의 대화를 회고하면서 "(그가) 중국은 가까이 있는 강대국"이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게 한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대해선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와일드카드'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6월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는 등 관계가 밀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러시아를 밀어내면 북한에 더 가까워지고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첨단 군사 무기 기술을 북한에 제공했을 때 우리 안보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맺으면 북러 관계가 심화되는 걸 막을 수 있어 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교수는 아울러 젊은 층에서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통일하면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얻게 된다"면서 "군대 모병제 전환 가능하고,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유라시아 대륙과 시베리아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이런 공감대가 젊은 세대에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쉽다"고 했다.
문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통일외교안보특보에 임명돼 활동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 포용 정책인 '햇볕정책'과 '동북아 평화번영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과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장관급)을 지냈으며,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는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K민주주의와 한반도평화'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a3e47bef540b2.jpg)
문재인 정부 당시 주일본국 대한민국 특명전권대사를 지낸 강창일 전 의원은 일본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회담인 쿼드(Quad)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가고 싶다고 했는데 일본이 옵서버로 한번 참석하게 해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 간 남중국해가 아니라 한반도 주변까지 포함해서 전략을 만들자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우리가 들어가게 되면 중국을 적대적 관계로 만들어 나가게 된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선) 가치 외교니 이념 외교니 하면서 한일 관계를 비정상화시킨 일방적 퍼주기 외교에서 벗어난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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